기존의 사관을 뒤집어보는 낯선 시도, <왕의 남자> (이종도, 2005. 12. 27. 씨네21 평론)
http://www.cine21.com/do/review/article/typeDispatcher?mag_id=35645&menu=M080
이 글은 세 글 중 가장 두서없어 보이지만, 두번째 글과 같이 별다른 무리없이 영화를 정리하고 있다.
단, 여기서는 연산을 너무 흥청망청 유쾌함에 탐닉하는 캐릭터로 분석해서,
마치 그가 예술 속으로 마구 파고 드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쯤되면
이 영화를 너무 즐겁게만 본 것이 아닌가 하는 반감도 슬그머니 들게 된다.
(그리고, 연산이 예술이라는 창에 탐닉해서 마침내 그것을 깨고 들어간다는 분석은
꼭 옳다는 느낌도 주지 않는다. 정진영이 연기하는 연산은 그러기에는 기본적으로 너무 불안정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와닿는 바가 있다.
이준익은 이렇게 폭군 연산군의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섬세하고 신경질적이며 상처받은 한 관객의 초상을 길어올린다. 동시에 관객과 배우의 운명을 되짚어본다. 관객은 예술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 절대 권력자이지만 끝없이 배우의 운명을 부러워한다는 것이다. 또한 예술은 현실을 더 밝게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바닥에 어두운 심연을 깔고 있는 허구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들을 지목하는 것이리라.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장님이 되어 허공에 뜬 배우들의 줄타기와 그것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한쌍의 실패한 연인, 그리고 그들을 세상에서 지워버리려는 성난 움직임을 같이 포착한다.
그리고, 사족으로는 이명세 감독같은 분이 평론가들에게마저 이런 식으로 언급되는 것은 좀 안타깝다는 느낌과 도대체 <그때 그사람들>에 무슨 사연이 있길래 다들 한마디씩 하는 것인지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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