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o Storico

2018년 4월 - flower series 3 - Porsche, Lotus, Peugeot, BMW, (Lamborghini), Aston Martin

이박오 2018. 6. 30. 19:52



안녕하세요~

플라워 씨리즈 3편은 6집과 함께 이상은 님의 최고 명반으로 손꼽히는 7집, 외롭고 웃긴 가게 입니다.



3편의 첫 번째 차량은 포르셰의 기념비적인 짤츠부르크 917 의 르망 우승 당시 2위를 차지했던

마티니 팀 싸이키델릭 917 롱테일 3번 입니다.

오토아트에서 뽑아주었지요~




 

그리고, 첫 곡은 7집 음반의 첫 곡 '집'으로....







아무도 없다
입을 다무는 대문 앞
누구의 아무 이름이나
생각나는대로 부른다
늙은 우체부인양 그냥

편지가 있다
주소 없는 물음표
아무도 읽는 이 없고
아무도 쓴 적 없는 옛시겠지

바람이 열어볼래
나무야 읽어봐
한자 한자

용서의 청구서
정신과 영수증을 들고
퍼즐을 푸는 사람들은
물 한컵 주지 않았다
하늘은 물을 퍼부었다

내가 나인 게 좋아
부끄럽지만
쉼없이 쉴 곳을 찾아
먼 길에 편지를 쓴 사람이

모두가 되돌아 오겠지
달콤한 꿈을 꾸고 나서 일어나듯

엄마는 없다
아빠도 없다
아기도 없고
차도 개도 없다
사랑도 뉴스도
와인도 비디오도
거울도 시계도
너 자신 나 자신도
나도 나도

-----------------

이상은





오토아트 917 롱테일 버전은 두 가지 다른 버전이 있지요.

마티니, 걸프 버전으로 유명한 숏램프 버전과 이 녀석과 같은 롱램프 버전...

두 버전 다에서 멋진 바디의 곡선이 돋보이지만, 특히 이 녀석의 아우라는 왠지 독보적이며,




7 집을 생각할 때도 가장 먼저 떠오르곤 했습니다.

아마도 보라색의 불을 뿜는 듯한 모습 때문이었을까요?


용서의 청구서, 정신과 영수증, 물을 주지 않는 사람들, 물을 퍼붓는 하늘...

 

아직도 유효하고 갈길도 먼 우리 사회의 모습이 살짝살짝 비치는군요.

 

빈 집과 우편함의 편지와 청구서, 그 앞의 한 사람.

 

이 노래는 너도 나도 없다는 공즉시색, 색즉시공의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집이라고 부를 만한 게 없다는 슬픔과 절망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 망각의 지옥 속으로 다시 돌아오는 새로운 나의 이야기 일까요?   


 

 



외롭고 웃긴 가게에 들어오세요
오렌지 색 가발을 쓰고서
시간은 흐르고
빛을 뿜어요
새들이 헤엄치듯이
거짓말처럼
거짓말처럼

그대가 있고
내가 있고
마시는 컬러풀한 술
컵에 남아 있는 건
우리들의 이름 뿐

외롭고 웃긴 가게에 들어오세요
하얀 선이 우뚝 서 있는
술병이었을까
아님 파란 유리새
조금씩 가라 앉는 걸
알고 있나요
알고 있나요

보라색 기탈치며
노래를 불러 주세요
아무도 그대 눈을
바라보지 못할거예요
나처럼
깊게

그대가 있고
내가 있고
마시는 컬러풀한 술
컵에 남아 있는 건
변하지 않는 우리
이름

-----------------
외롭고 웃긴 가게
이상은
 


 

 



역시 오토아트에서 만든 캐멀 로터스-혼다 99T..

1987년 일본 그랑프리에서 페라리의 베르거의 뒤를 이어 2위를 한 아일톤 세나의 차량으로 왠지,

날렵함 보다는 단단하고 네모진 근육질의 느낌이 나는 머쉰 입니다.







반면, 앨범의 타이틀, 외롭고 웃긴 가게는

군더더기 없이 새끈한,

날렵한 속도감을 내며 질주하면서도,

어느 새 멋지게 선회해 바람처럼 가볍게 사라지는 곡이지요.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곡에서의 가수에게는,

자신의 공간에서 뿜어나오는 색색의 자신감이 충만합니다.


 


비록 작은 나사들을 결합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그래서, 가조립 상태로 사진도 찍었으나)

오토아트 특유의 짱짱함과 정밀함이 돋보이는 모델,


 



단, 오리지널 캐멀 데칼 대신 로터스 데칼로 대신한 것이 에러이며...

성벽같이 견고해보이는 프로파일과는 무관하게..



슈퍼맨 3님께 직접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조립 즉시 안테나를 분질러 먹었다능... 
이 모델을 타이틀 곡에 엮은 것은 하드보일드한 7집 전체의 분위로 뽑은 사진들 중에서도,

날카로우면서도 단단하게, 자신감이 넘치며,

화려하니까...





중무장한 포커를 연상시키는 3엽테일 윙과, 카본 하판의 뒷태는 역시 너무나도 멋집니다...








월요일은 일요일로
일요일은 내일로
난 아는 게 없어
사람 같이 살 뿐
다른 것은 필요 없어

자길 위한 부자
자기를 위한 정치가
난 아는 게 없어
간단히 단순해
다른 것은 필요 없어

바람은 왜 부나
비는 왜 내리나
왜 화성으로 이사를 가는가
왜 사랑하고
노래는 왜 하나
왜 죽는 것은 모두가 싫을까
난 아는 게 없어

울고 싶을 때
울게 되는 것
울고 싶을 때
울게 되는 것

오늘을 살아갈 뿐
길을 잃었을 뿐
다른 모든 사람처럼

소리치고플 때
소리치는거야
소리치고플 때
소리치는거야

울고 싶을 때
울면 되는 것
울고 싶을 때
울면 되는거야

사람은 다 사람

-----------------
사람은 다 사람
이상은





세 번째 모델은 TSM이 만든 로니 페터슨의 1978년 남아프리카 그랑프리 우승차량, 로터스 T78..

예전에 43 모델로 갖고 있던 차량을 다시 18스켈로 갖게 되었습니다.



갖고 있던 43스케일이 그리 세밀한 모델이 아니었기에, 이번에 Hawool님께 분양받아 보고는, 특히 감동받은 모델...



 








눈에 띄게 격렬하고 새된 소리로 노래하는 세 번째 곡은,

어떻게 보면, 가장 전통적인 노래로,

반항적이고, 주관적입니다.

 

이 노래도 참 많이 들었는데,

'왜 화성으로 이사를 가는가' 같은 가사가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간단히 단순한 이 노래는

어쩌면 절규 같은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지요..



 

절규와는 거리가 멀지만,

10여년 전의 로터스는 너무나도 날렵했고, 곰으로 마킹된 "수퍼 스웨드" 페터슨 또한 세나처럼 질주의 죽음을 맞이하지요..





로-파이로 제작했다는 이 앨범은 기름기가 하나도 없이, 날 것의 이상은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다시 6집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

기술적 성취를 거부하고 오히려 퇴폐적이고 일탈적인 빠 같은 곳으로 돌아간

이 앨범은, 그 전에도, 후에도 이상은이 돌아간 적이 없는,

특이하게 사적이며, 외롭고 솔직한,

그런 공간입니다.

 

모든 노래는 장식이 없이 껄끄러우며, 약간 씩 날이 서있어서 삼키기 어렵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균등하게 버릴 곡이 하나도 없는,

완성도 높은 앨범,


한곡 한곡 곱씹어 듣고 다녔던...

쓰디쓴 독백





하지만, 가수가 마지막에 준비한 곡은 그 모든 황토바람의, 죽음보다 건조했던 여정을

찬찬히 씻겨주는

강물의 노래




 

비오기 전에 찍은 사진 속.. 산에서 꺾어온 산수유는 아직까지 오랫동안 펴 있습니다.




 


연인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이 때의 싹들이란, 아직 미미하였던...

한 번 비가 오고 나서, 하룻 밤, 이틀 밤, 밤 새, 싹들은 활짝 활짝 피어나지요.





사막과, 눈과, 강을 모두 연상시키는 솔리도 푸조 205 터보 모델들 또한 제가 오랫동안 무척 아끼는 모델들입니다.





네 눈은 검고도 맑구나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도
네 등은 붉은 흙 같구나
씨앗을 뿌려볼까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흘러 흘러 어디로 가나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천구를 가로질러
어기여디어라 어기여디어라

바람도 멈추고
비도 거두어지네
어여어여 노를 젓네

하늘의 별도 땅의 꽃도
가만히 제 길을 살아가듯
서로 다른 몸으로 나서
다른 숨을 쉴지라도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물길은 하늘에 닿고
해는 뜨고 지고 달도 뜨고 지고
마음은 서로에 닿고

어느새 강물이 웃고 있는 걸 보니
우리도 웃고 있겠구나
버리고 버리고 잊고 잊어버리리

바람도 불어오고
비도 다시 내리니
어여어여 노를 젓네
바람도 멈추고
비도 거두어지니
어여어여 노를 젓네

어기여디어라
어기여디어라

-----------------
어기여디어라
이상은





다시, 플라워 씨리즈의 이세타와 장갑을 두른 듯한 크레머 935





걸프 917K와 함께




 

너무나도 멋지지만, 오토아트 917과 TSM (레진) 935의 뒷태들은 '완벽'한 느낌은 아닙니다.

단, 크레머 935의 여러 장점들 중 최고는, 한쪽 테일램프에만 재현되어 있는 은빛 덕 테이프~





이번에는 미니챔스의 BMW 3.0csl 모델과 함께..,





이상은의 7집은 제가 가장 오랫동안 좋아했고, 또 항상 갖고 다녔던 앨범입니다.

 

햇살만 쨍쨍한 드넓은 바다 위, 반복되는 동작 속의 평화와 이해와 공감을  

그리고, 그 속의 따뜻한 버림을 노래하는

 

성숙한 노래 어기여디어라도 좋지만,

 

그 전의 시리고 아픈 노래들 또한,좋았고,

 

음반 속, 마치,그 노래들이 여기서 나왔어요, 라고 하는 듯한

가수의 조그만 방과 그 뒷모습을 보여주는 속지 사진마저 너무 좋아했던..


아이돌에서 가수가 된 이상은 씨를 되돌려준 앨범.

사랑한다는 것은 외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듯한..




 

삼열 헤드라이트가 인상적인, 917 롱테일같이 큰 곡선을 갖고 있어도,

우아함보다는 파워가 느껴지는 프로파일을 가진 아스톤 마틴 LMP1 




 

강아지와 꽃에 둘러쌓인 917과




 

연인들과 동물들과 꽃들에 둘러쌓인 채 써킷에서 벗어난 LM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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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길게 쓰지 않을 게시물이었지만,

새벽 컴이 지나치게 먹통이라 좀 더 짧아졌습니다.

 

이상은 님의 어기여디어라는

안식의 노동요라는 노래의 특성상,

그리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연륜있는 소극장 공연관람객이 많은 문화적 풍토상,

일본에서는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러 사람들이 가수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보냈다고 하는 노래이지요.


비록, 그렇게 힐링이 되는 게시물이나 게시글은 아니며,

상은 님의 노래 또한 카페 성격에 맞지는 않는다 하여도,


나름 꽃단장한 모델들로 힐링을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 워낙 정신없이 완성한 게시물인지라

   다시 약간 손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