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Victor Jara - Luchin

이박오 2013. 4. 11. 01:08

 

Victor Jara - Luchin

 

 

 

 

 

빅토르 하라는 1973년 칠레 스테이디엄에서 잔인하게 처형되었다. 남미에서 일어났던 누에바 깐시온(새로운 노래) 운동의 가장 중요한 가수 중 한 명이었던 하라는 5일동안의 감금, 그리고 잔인한 고문을 당한 후 처형당하기 직전 군인들에 의해 손이 부러졌다. 군인들은 또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러 보라고 조롱했지만, 기관총으로 처형되기 직전까지 그는 민주 통일당의 노래를 불렀다고, 살아 남은 사람들과 그의 부인의 수기가 전한다.

 

 

누에바 깐시온은 독재정권들이 창궐했던 남미에서 일어난 6-70년대의 음악적 해방운동을 가리킨다. 이 운동은 처음 페론 정권하의 아르헨티나에서 비롯되었고 칠레와 쿠바, 니카라과나 엘살바도르 등으로 퍼졌는데, 주로 사회주의를 이념적 배경으로 삼고 있던 운동가수들은 각 나라와 작은 마을들의 구전 민요, 단순한 노래들이나 전통 악기들을 그 운동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 운동의 특이한 점은 그 소박함에 있는데, 운동에 참여한 남미 가수들과 대부분의 남미인들의 공통된 소망은 가난하고 무지랭이인 농부들에게 좀 더 공평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고, 그들은 그 방법으로 그들의 노래가 가진 실천성과 교육효과를 중시했다. 그들에게 노래는 유일한 목소리였고, 그들의 문화였으며, 그들의 정체성이었다. 그래서 종종 지도자가 없었던 농민들은 노래를 통해 하나의 집단이 될 수 있었다.

 

 

이 운동은 1950년대 부터 시작된 미국 정부의 남미에 대한 정치적 개입에 반대해 시작되었다. 당시 미국 정부, 특히 CIA는 남미에 친미 정권을 세우고 군부독재를 유도했는데, 가령 페론 정권 같은 경우가 그 유명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도, 우리는 페론 정권에 대해 로이드 웨버의 '에비타'와 '울지말아요 아르헨티나'를 기억할 뿐 그 탄압 속에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이 불렀던 노래, 그러니까, 그들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남미에서 그들의 노래, 그들이 나고 자란 문화의 목소리는 바로 미국의 문화적 제국주의와 독재의 불의에 대해 교육받지 못한 농민들이 직접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칠레의 경우 사정은 더욱 극적이었다. 하라등이 참여한 누에바 깐시온은 칠레에서 특히 성공적이었는데, 민통당에서 출마한 살바토레 아옌테는 "노래없이는 혁명도 없다"는 구호를 걸고 누에바 깐시온의 가수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다. 하라는 이런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는데, 그의 노래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이 노래들이 바로 그가 어릴 때 그의 어머니가 불러주었던 노래들의 기억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가난하고 알콜 중독증세가 있던 농부 아버지가 타지방으로 돈을 벌러 간 동안 하라의 어머니는 어린 하라에게 노래들을 가르쳐 주었다. 하라가 다른 오백여명의 사람들과 함께 처형당한 칠레 스테이디엄은 바로 그와 다른 누에바 깐시온의 가수들이 아옌테의 민주정권 창출을 돕기 위해 노래를 불렀던 장소였다.

 

 

살바토레 아옌테는 1973년 교육, 의료의 확대등을 약속하고 선거에 의해 대통령에 선출되었으나 불과 얼마 후에 미국의 지원을 받은 피노체트 정권의 군부 극우익이 일으킨 쿠데타에 의해 살해 당하고, 기술 대학에서 일을 하고 있던 하라 역시 다른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군인들에 의해 잡혀 간다.

 

 

73년 9월 빅토르 하라는 결국 처형되었고, 그의 노래들은 몰수되고 금지곡이 되었으며, 살아남은 칠레의 가수들은 국외 추방을 당했지만, 그의 부인은 하라의 죽음을 확인하고 그의 음반들을 갖고 칠레를 빠져 나왔고, 이후 1990년대에는 칠레에서도 다시 해방의 노래에 대한 기억이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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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는 원문 가사와 영문 번역, 그리고 다른 버전의 동일한 곡과 하라의 다른 곡들을 들을 수 있는 사이트 주소입니다. 구글등을 검색하면 더 많은 하라의 곡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Luchin
 
Fragíl como un volantín en los techos de Barranca,
jugaba el niño Luchín con sus manitos moradas,

 

Con la pelota de trapo, con el gato y con el perro,
y el caballo lo miraba...

 

En el agua de sus ojos se bañaba el verde claro,
gateaba a su corta edad con el potito embarrado,

 

Con la pelota de trapo, con el gato y con el perro,
y el caballo lo miraba...

 

El caballo era otro juego en aquel pequeño espacio,
y al animal parecía le gustaba ese trabajo,

 

Con la pelota de trapo, con el gato y con el perro,
y con Luchito mojado...

 

Si hay niños como Luchín que comen tierra y gusanos,
abramos todas las jaulas pa' que vuelen como pájaros,

 

Con la pelota de trapo, con el gato y con el perro,
y también con el caballo.


 

 

Translation of Luchin
Song from a shanty town on the outskirts of Santiago, Chile.

 

Fragile like a kite over the roofs of his town,
little Luchín played, his small hands blue with cold,

 

With a ball made out of rags, with a cat and with a dog,
a horse looked on...

 

His tears bathed his clear green eyes,His little body crawled along,
with its mud stained bottom,

 

With the rag ball, with the cat and with the dog,
and the horse looked on...

 

The horse was another playmate in that small space,
and the animal seemed to like that job,

 

With the rag ball, with the cat and with the dog,
and with little Luchín all wet and cold.

 

If there are other children like Luchín, eating earth and worms like hungry birds,
then lets open their cages so they may fly like birds,

 

With the rag ball, with the cat and with the dog,
and also with the ho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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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garritano.org/chile/audio/

 

 

 

 

나는 칠레 아이들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니카라과, 베네주엘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우루과이, 파라과이,

그리고 브라질의 아이들 (그리고 사람들) 은 대부분 개들과 함께 축구공을 차며 설탕을 쏟아 부은 커피를 마시며 자라났다고 말했다.

내가 만났던 아이들 역시 80-90 년대 이후의 아이들이었으므로 루친의 세대는 아니었고,

노래의 서정성을 포착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이 비디오의 아이들은 다시 00-10 년 세대이기 때문에

넝마나 흙, 좁은 새장 속의 굶주린 새 같은 노래의 고유한 이미지들을 다시 자기들만의 이미지로 바꾸어 채워 나갈 것 같다.

하지만, 샤갈이 신부를 태우고 비상하는 망아지의 붉은 온기로 차가운 밤 하늘을 채워 넣었듯이

여기서도 아이들은 자신들을 태우고 비상할 환상의 망아지를 꿈꾼다.  

 

* 갸토, 뻬료, 까바료, 오호, 니뇨, 뜨라바호, 꼬모, 땀비엔 등등.. 동요라 그런지 단어들도 좀 알만하다...

 

 

 

그리스의 민주주의 지도자 암살 사건과 그 재판 과정을 직선적인 수사법으로 그려낸 'Z(제드)' 로 유명해진

코스타 가브라스가 바로 이 때의 칠레를 배경으로 찍어낸 미국 영화 Missing.   

역시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실제 사건의 주인공들인 신문기자의 부인과 아버지는

미국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고발하고 고소하여 보았으나, 모두 무시당하거나 기각되거나 또는 태만하게 처리되었다. 

 

 

 

빅토르 하라의 음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