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Siwa - Small Seed

이박오 2013. 4. 14. 00:47

 

오늘은 서울도- 평양도 날씨가 좋았다고 한다.

모두 지난 한주간의 변덕스러움을 떨쳐버리고

오랜만에 무심하게 즐거운 봄의 일상으로 돌아갔다는 오늘,  

나의 하루는 왠지 건조하고 늘어졌으며 심심하고 외로운 데다가 공허했다.

토요일의 지하철은 늘상 그렇다지만,

날씨가 좋은 토요일의 안산 - 사당 선은 일종의 아비규환이 된다.

짜증이 나거나 분노가 폭발하거나 할 일은 없지만, 내 경우에는 그냥 피곤해 진다.

그래서 4호선에서는 항상 엠피를 돌린다.

책을 읽기가 힘들 정도로 설 자리를 잃거나 피곤해 지면,

스르륵 엠피에서 재생되던 음악이 그 피로감을 물리치게 해주고

방전되어버린 몸을 다시 어떤 기분으로 충전해 주는 듯 할 때가 많으니깐,

이 때의 음악들은 꿀단지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는 셈이다.

혼자 차를 타고 유령처럼 밤을 누비던 시절에는 더 큰 것도 신나게 들었다지만,

'토요일의 아비규환' 류 속에서는 역시 짧고 빨리 다가오는 꿀단지 들이 더 영양가가 있다.

 

그런데, 사실 많이 피곤했을 지도 모를 오늘은 모처럼 무심한 토요일을 맞아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아비규환에 동참했던지, 여러가지 소리로 꽉차버린 그 속에선,

내 작은 꿀단지들도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고,

머리 속은 수많은 사람들의 중얼거림과 재잘거림으로 백지가 되어 가고 있었더랬다.

 

이렇게 지쳐서 한 숨을 푸욱 내쉬려고 하는데, 갑자기 귓 속에 소근거리듯 다가온 가수의 음악은..

 

 

 

 

 

아~!

안녕~

오랜만이야~!

 

 

 

 

 

 

ㅋ~

오랜 만에 써 보는 사적인 글이당~

아이 부끄러워라~

 

 

 

 

* 무척 좋아하는 이 가수의 노래들을 사실은 라이브로 듣고 싶지는 않았는데..

   근데 유튜브에는 라이브 밖에 없어서..  ㅠ .ㅠ

    의외로 노래의 형태는 거의 변함이 없이 살아 있다지만,

     왠지 모르게 좀 여유가 없다는 느낌이어서 유튜브에선 듣고 이상하다, 듣고 이상하네, 듣고 이랬던가, 뭐 그랬다.

 

       집에 올 때는 한 번만 듣고도 가로등에 흔들리는 싹들을 보면서 힘을 냈었더랬는데..

       좀 안타까운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