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다시 찾아보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영화 1순위 : 櫻の園 (1990)

이박오 2012. 2. 23. 10:03

 

櫻の園 Sakurano Sono (The Cherry Orchard) (1990) 中原俊 Nakahara Shun

 

러브레터 이후 아마 두 번째로 보았던 일본 실사 영화 같다.

학교 영화제에서 봤었는데,

지금은 구체적인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여고 연극반 학생들이 안톤 체홉의 벚꽃 정원 으로 연극하는 날

두 시간여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영화였었고,

마지막에 무대에서 연극을 시작하면서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잊을 수 없는 마지막 장면은,

막이 오르면서 무대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다른 등장인물과 함께 막 대사를 시작하는 순간

사운드 오프 되면서 손에 든 촛대의 촛불을 훅 불어 끌 때 날리는 연기와

그들의 연기가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지다가,

마지막에 텅 빈 연극부실의 열린 창문 사이로 벗꽃잎이 한 장 두 장 떨어지는 장면.

 

체홉의 '세 자매'와 '벚꽃 정원'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극들이지만,

막상 벚꽃 정원 원작의 이야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이 영화야말로

연극 벚꽃 정원의 정서를 가장 아름답게 옮긴 작품이 아닐까,

심지어 영화 내용이 기억나질 않는

지금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체홉의 원작들에서도 슬픔이나 다른 어떤 감정들은 

어떻게 표현될 때보다도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거나, 

혹은 연기처럼 소진하거나, 

베일에 쌓일 때 (연극 처음과 마지막의 시트에 쌓인

오래되어 먼지가 뒤덮이고, 버려질 가구들처럼)

가장 아름답게 표출되기 때문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PEo5TUxCG3U&NR=1&feature=endscreen

 


http://www.youtube.com/watch?v=hEB8_EvU2m8

 

 

 

 

 

* 2008년 작은 같은 감독에 의해서 만들어진 리메이크 작이라고 하지만, 내용이나 정서 같은 것들이 모두 다른

다른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