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살라미

이박오 2012. 5. 6. 19:21

 

 

허브 살라미

 

 

처음에 살라미를 알게 된 것은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는데 관심이 많았던 친구를 통해서였다.

일반적인 레이블이 아닌 델리 전문 브랜드의 스위스 치즈 슬라이스와 '살라미'슬라이스를 같이 넣으면

초간단으로 만들어 먹는 식빵 샌드위치라도 맛이 있어 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먹었던 것은 식빵 크기나 그 중짜 정도 되는 넓직한 슬라이스 살라미였는데

아닌게 아니라 일반적인 볼로냐 소세지(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완전히 간 부드러운 이탈리아 소세지)나

파스트라미(반대로 갈지 않고 살고기를 햄처럼 썰어서 숙성시킨 고급 이탈리아 소세지)와는 달리

매콤한 양념이 무척이나 풍미가 있는 것이어서 별것도 아닌 샌드위치의 품격을 격상시켜 주었다.

 

 

하지만, 곧이어 옛날 이탈리아 영화들이나 다른 유럽 영화들을 보다가

이 살라미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 속의 이탈리아 사람들이나 동유럽인들은 샌드위치가 아니라

살라미를 그냥 덩어리째 종이로 싸서 테이블 위에 둔채 그때그때 잘라서 먹었다.

 

 

살라미란 실온 숙성된 말린 소세지의 일종으로 소금에 절여 간 생고기에 양념을 해서 집어넣고 메주 매달듯 매달아 발효시켜 만든다고 한다.

뭐 이렇게 허브로 뭉쳐 덮은 것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냥 마른 소세지 같이 생겼다.

실온 숙성이기 때문에 따로 요리할 필요 없이 실온에서 오랜 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향신이 되어 특이한 맛과 냄새도 나는 살라미는 원래는 서민들의 간단한 식사 수단으로 사랑받았으며,

현재는 위의 포장에서 보이듯 여러가지 간식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그래서, 옛날 영화에 등장하는 살라미란 이렇게 화려한 것은 아니고, 주로

혼자 사는 남정네들이 밥하기 싫어서 빵조가리랑 같이 뜯어먹는 그런 음식으로 등장한다.

마치 배낭여행하던 가난한(?) 독일 학생들이 길가에 앉아서 커다란 빵과 치즈 덩어리와 햄을 쪼개 먹었듯이 말이다.

 

 

짭잘하고 질겅질겅한 씹는 맛도 있는 살라미는 비스킷에 얹거나 꼬치에 꿰거나, 아니면 양념을 넣고 말아서

간식 거리, 파티 안주 같은 것으로도 한몫 하는데, 그래서 사용하기 편하게 슬라이스로 잘라서 파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슬라이스로 된 경우에는 개봉과 동시에 향이 날아가기 시작하고 상하기도 하므로, 되도록 빨리 먹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렇게 덩어리로 된 것을 사는 편이 좋다.

 

 

단, 육질이 매우 질기고 완전히 갈아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덩어리 살라미를 자르려면 톱이 필요하다.

그래서, 샌드위치로 먹으려면 슬라이스(그것도 샌드위치용)를 사는 편이 훨씬 낫다.

 

 

허브 살라미는 야성적인 외모와는 달리 별반 맛이 다르지는 않고, 허브 향보다는 살라미의 짭짤한 맛이 더 강하며,

워낙 질긴 탓에 입안에서도 허브는 금방 다 사라져버리고 고기만 남는다. 그냥 보기 좋은 떡이지 뭐..

 

 

 

* 피자에 많이 얹어 먹는 매콤한 페페로니도 살라미의 일종이라고 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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