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o Storico

겸사겸사 시승기(?) - 알파 로메오 156 타입 932 살롱

이박오 2024. 11. 9. 10:53

- 2023년 8월 중순 글입니다~

 

- 카페 회원이자 공식 알피스티 문*리 님의 차량 입니다~

- 이 글은 모델 나눔의 현장 게시물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ETCC 우승버전을 가져갔는데 문둘리 님께서 실차와 엔진이 동일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일단 모형의 엔진룸을 찍어보았습니다.

 



지금보니 역시 모형에는 알파의 삼각그릴 옆에서 밑으로 끼고 도는 1940년대 부터 이어진 알파로메오 특유의 시그너쳐 사이드 홀들이 없네요. 살짝 옴폭한 정도? 이거 무척 아쉽습니다. 나중에 칠이라도 해주고 싶네요.

 


두 시간 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나온 후 드디어 엔진룸을 보게 되었습니다. 전국 세 대 중 하나! 먼저 시동을 걸어 작동중인 엔진을 보여주셨는데요~ 와우! 이게 바로 알파의 유명한 트윈스파크 엔진! 진짜 모형과 똑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전 주인 부터 순정을 유지해온 차라 후드 아래의 스티커 하나하나까지 오쎈틱한 베로 이딸리아노 입니다! 불같은 로쏘가 아니라 불같은 성질을 숨긴 푸른 빛이 감도는 짙은 회색이라 확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보는.. 이런 게 보물이지요.

카페에 주차중인 사람들도 호기심에 조금씩 쳐다보지만, 결국 모르는 차이므로 지나쳐갑니다.




인테리어도 특이하고 멋진데 시트 사진을 깜빡했네요 ㅠ 버건디 색의 가죽 시트가 짜릿하고, 낮은 차고에 머리가 천장에 닿을듯 해도 의외로 앞뒤 씨트는 편안하고 넓은 느낌이었습니다.

또 못찍은 것이 여럿 있는데요, 특이한 뒷문 도어놉과 시원한 전동 썬루프도 있었습니다. 발터 데 실바는 이 차를 디자인할 때 웅크려 앉은 듯 공격적인 헤드에서 부드럽게 상승하는 전체적 곡선미와 우아하면서도 빵빵한 근육질의 뒷태를 주었는데요, 특히 뒷 문의 히든 도어놉과 앞문의 전통적인, 버튼이 있는 클래식 놉의 조합으로 마치 2도어 쿠페와 같은 분위기를 주려했다고 하네요~

 


단순, 실용 그 자체인 센터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역시 작고 뭉툭한 조이스틱 기어놉! 기어 표시가 안되어 있고 이상한 것이 적혀 있는데, 바로 수동 클러치와 자동 기어의 셀레스피드 selespeed 트랜스미션을 가진 차였습니다!



ㅎㅎ 오토바이 같은 스피도 미터와 순정 핸들입니다. 1세대는 저렇게 핸들 양쪽으로 고양이 귀 모양의 패널이 있고 저기 있는 플러스 마이너스 버튼으로 기어(클러치) 조작을 돕습니다. 아~ 저는 이 독특한 시스템을 들어도 이해하지 못해서 시승하면서도 조작하시는 것을 못보았네요~



뒷면의 사납지만 과장없는 테일라이트와 커다란 알파 마크, 그리고 셀레스피드 로고만 붙어있습니다~




휠 허브와 펜더ㅡ도어 앞쪽 입니다. 들어가고 나오는 라인들의 흐름으로 차량 전체가 곡선이라는 것이 느껴지지요?

 


딱 구형 아방이(아반떼) 크기이지만 귀여움보다는 맹수의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저 시트 ~ 멋지네요~!



마침 저곳이 시의 외곽지대여서 바깥도로로 잠깐 시승도 해주셨습니다. 알피엠이 올라가는 엔진 소리와 수동처럼 꿀렁꿀렁한 변속의 느낌, 5000이상 에서는 기어조작이 더 빨라진다고 하는데, 급가속에서 시속 백키로 정도 올리는데도 체감은 백오십 정도 가속하듯 무서웠습니다. 특히 직선 구간이 아니고 언덕배기 라운드 커브길들이라 더 무섭...


 


이런것이 재미겠지요? 뭐 현재 더 뛰어난 차들이 많겠지만, 현 미니에서 급가속의 스포츠 모드, 혹은 그냥 변속 느낌도 상당히 빠르면서도 걸리는 느낌이 있는데요, 거기에 발끝과 같이가는 매우 민감하고 활달한 액셀의 느낌도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전 주인 분이 (연세 지긋한 학자시면서도 유럽 체류 중에 이 차를 구매해서 십만 키로 정도 타고 다니다가 싣고 오셨다니.. 역시 알피스티!) 십년을 안타고 보관만 했다지만, 자잘한 스크래치 정도에 녹도 없고, 심져 운전도 가능한 상태라서 아직 부품도 그대로인 진짜 알파 156 입니다.

차를 인수 받는 과정도 막연한 준비단계 부터, 최초 발견.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의 접촉, 그리고 자연스러운 인계로 이어지는 긴 스토리에 되도록이면 순정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위해 노력중이시라는 말씀까지. 역시 카페 공인 알피스티!




너무 오랜 시간을 뺐고 겨우 쿠크다스 두박스 드리자니 죄송했는데요, 그래도 가실 때까지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아방이보다 훨씬 날렵해보이는 옆모습.. 왠지 샤크 같기도 하네요~



우연히 저와 같은 SM 도 갖고 계셨고, 심지어 SM 도 좋아하셔서 심지어 차체도색 경험도 있으셨습니다. 우연히도 재도색하신 SM 색도 비슷한 짙은 청회색 류 라고 하니 이건 진짜 인연이라고 해야겠지요? 그에 비해, 제 차는 워낙 사고를 많이 내서 보여드리기 민망할 정도였는데, 그래도 궁둥이가 무거운 SM 에 대한 농담도 잘 받아주시고.. ㅎㅎ

이상 나눔 현장 및 겸사겸사 시승기 였습니다~
글작성까지 허락해주신 문*리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