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눈이 많이 온 다음 날 아침, 평소보다 약간 일찍 일어났습니다.
르노 도핀 - 1958년 몬테카를로 랠리 위너
올 들어 가장 많이 온 눈에 이런 음악이 생각나더군요...
부랴부랴 사진도 찍는다고 찍었으나, 아침 부터 일정이 있었으므로,
여유잡고 찍을 수는 없었습니다.
실내가 너무 어두워서 플래쉬를 터트렸더니,
안팎 컬러가 무척 이질감있게 나오더군요...
닷선 510 블루버드 - 1970년 트랜스 아메리카 리버사이드 24위
결국, 채도를 떨어뜨렸으나, 결과는
어두운데, 심지어 오래된 느낌까지 드는 촌스러움으로,,,
모델들도 다양하게 꺼내거나, 다양한 각도에서 찍는 분주함은 없었습니다.
BMW 2002 - 1973년 몬테카를로 랠리 - 리타이어
왜냐, 한 밤에나 들어야 할 그런 음악을 떠올리면서
분주하게 요것저것 할 건 아니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그것도 안 본지가 몇 년이나 지났더군요.
한 때는 밤마다 잘 때 켜놓고는 했었는데 말이지요...
로터스 코티나 마크 I - 1964년 크리스탈 팔라스 살룬 레이스 - 위너
개들은 일부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요새는 함께 찍을 기회가 드물었네요..
올해는 개들도 좀 처진게,
몇 년 새 나이가 들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음악도 생각이 나는군요.
렛츠고! 따위만 반복하는 단순무식함(?)도 그렇지만,
중간에 헥헥거리는 게 이 곡의 백미인듯...
페라리 312 p 1970년 르망 24시간 레이스 - 낫 클래시파이드
때맞추어 개도 일어납니다...
한 번 쳐다보고는,
고양이 자세로 기지개...
같이 쳐다보더니...
또 기지개...
받고 또 기지개...
안 쪽을 쳐다보고는...
기다리다가...
페라리 250 p 1963년 타르가 플로리오 - 액시던트
또 쳐다보고는...
딴 청...
음... 이건 모델을 바꿀 분주함도 없는데,
개들이 분주해지니깐 자세 바꿀 여유도 안 주는 군요...
하지만, 이제 좀 더 분주해 집니다... 개들이...
그래서 음악도 바꿔 봅니다.
오... 이 정도는 되어야 진정한
스카 파라다이스 라고 할 만 하겠지요?
비밥의 음악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데다가 어설프지 않은
진짜 에 가깝지요...
하지만, 것보다 더 좋았던 것은,
그럼에도 항상 미성숙함을 인식하고,
진짜가 되기 위해 자신을 또 죽이고
다시 태어나는 사람들 이었습니다.
닷지 챌린저 R/T - 1970년 빌리 더 키드 드랙 레이싱 카
보스가 나왔거든요...
한 번 쳐다보고는...
인사... 할짝할짝...
또 쳐다보더니...
바깥 한 번 쳐다보고...
긁기...
어흥... 시원행...
귀 뒷 쪽도 세심하게...
잠깐... 다시 쳐다보다가...
앞 쪽도 긁기....
다 긁고는... 하품...
으하아암...
바깥쪽 쳐다보고...
음... 눈이 꽤 왔멍...
기지개로 인사...
우리 나가 볼 멍?
좀 더 인사...
그럴 멍?
이제 차들을 좀 바꿀 여유가 생기는 군요...
왜냐, 둘이 밖으로 나갔거든요...
음... 처음 이걸 보면서 느낀 건데요...
잘 만든 작품은 세상보다 더 크고 넓다...
우리는 우리 세상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만의 편협함은 인정하지 않으려 하거든요.
바깥을 향해서, 세상이 그 진가를 모르거나, 혹은
편견으로 짓누르려 하더라도,
최대한 자유롭게, 그리고 깊이있게,
우리가 아닌 세계의 지도를 만들어나가는 그런 자세랄까요?
비밥을 보던 때의 저는 그런 세계적인 태도가 주는
너저분함이 가장 맘에 들었고, 또 그것을 새기려 했던 듯 합니다.
툭툭 - 방콕택시
빨리 나오라 멍...
밥캣 743 스키드스티어 로더 - 1981년
밖에 나간 개들은 언제나처럼 같이 우당탕 사냥 연습을 하며 놀다가...
더 나이가 많은 보스가 혈기 왕성한 놈을 달래는 걸로...
이제 그만 좀 해라멍... 할짝할짝...
홀로남은 쪼만한 녀석...
어색하니까...
딴 데 쳐다본다...
다들 안녕하신지요...
개들은 항상 평온하고, 눈 앞의 것에 솔직하게 반응하며,
변함없이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사람은, 세계는 변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이곳은 얼마나 변한 걸까요?
비밥에는 세 개의 엔딩 곡이 있고, 각각의 메시지가 다릅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왠지, 가장 슬프고,
'죽음' 그리고 '재탄생' 의 의미가 강한 곡이 떠오르더군요,,,
그것이 올해 제가 느끼는 세상의 모습이었습니다.
몇 년 전이었어도, 여기가 아니었다면...
혹시, 다른 곡이었을까요?
'진짜 사람들의 블루스' 나..
아니면, 좀 더 밝은
'좀 더 두드려야 한다'
같은 곡이 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바깥에서 세상의 안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다시 돌아온 세상은 너무나도 안이하고,
미숙한 제가 쳐다보고 있기에도
너무나도 편협하며 조급합니다...
답답한 정치와 불안한 경제와
좁디좁은, 작은 세상의, 틀에 갇힌 인식들...
그것이 아니라면, 제가 틀린 것이기를...
그리고,
우리 세상이
새해에는 좀 더 깨어, 성숙할 수 있기를...
그리고, 세계가
새해에는 좀 더 많은 평화를 찾을 수 있기를...
르노 도핀 - 1960년 파이
올해에는 사고치지 말자멍...
그리고, 평화롭게 같이 잘 살자 멍... *
많은 슬픈 분들께는 애도를...
그리고,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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