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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震のあとで その 一 UFOが釧路に降りる

이박오 2013. 4. 13. 01:28

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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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잠자리에 들어갈 때에도 그녀는 계속 심야 뉴스가 흘러나오는 텔레비전 화면을 노려보고 있었다. 침묵의 단단한 석벽이 그 주위에 둘러쳐져 있었다. 고무라는 체념하고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 포기하고 있었다.

 

그 일을 8년 가까이 계속해 왔는데, 수입은 처음부터 그리 나쁘지 않았다. 경제가 활기를 띠고 땅값이 상승해서 일본 전국에 돈이 넘쳐나고 있었다. [] 누구의 지갑에나 1만 엔짜리 지폐가 빽빽이 차 있어, 모두들 돈을 있는 대로 몽땅 쓰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상품은 값이 비싼 것부터 먼저 차례로 팔려 나갔다.

 

지진 -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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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물여섯 살 때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팽팽하던 성적 욕망이 이상할 정도로 깨끗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 결혼한 이후로 5년 동안, 그는 아내 이외의 여자와 잔 일이 없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는 가볍고도 일시적인 남녀 관계에는 '전혀' 라고 해도 좋을 만큼 흥미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고무라가 결혼했을 때, 서로 반응들은 약간씩 틀렸지만 그의 친구나 회사 동료들은 모두 한결같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고무라가 단정하고 시원스러운 외모를 가진 것에 비해서, 아내의 외모는 정말 평범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 또한 특별히 매력적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말 수가 적었고, 언제나 부루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또한 몸집은 왜소한 반면에 팔뚝이 굵어서 꽤나 둔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 하지만 고무라는 - 그 이유는 본인도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 한 지붕 아래서 아내와 둘이 있으면, 긴장이 풀어져 편하고 느긋한 기분이 될 수 이었다. 또한 밤에는 편안하게 잠을 즐길 수 있었다. 이전처럼 기묘한 꿈 때문에 잠을 청하지 못하는 일도 없어졌다. 그의 성기도 단단하게 발기가 잘되는 편이라서 친밀한 섹스가 이루어졌다. 죽음이나 성병이나 우주의 무한함에 대해 걱정하는 일도 없어졌다.

 

한강 내 여자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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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신이 내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좀더 정확히 말하면, 당신의 내부에는 나에게 주어야 할 게 아무것도 없단 말이에요. 당신은 다정하고 친절하고 멋있지만, 당신과의 생활은 마치 공기 덩어리와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그것은 당신 한 사람의 책임만은 아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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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붐볐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겨울에 도대체 뭘 하러 도쿄에서 쿠시로까지 가는 걸까 하고 고무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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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무라의 눈에는 그러한 상세한 보도가 이상하게도 단조롭게 느껴져, 깊이가 없는 것으로 비쳐졌다. 모든 울림은 멀고 단조로웠다. 약간만이라도 제대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자꾸만 자신에게서 멀어져 가는 아내뿐이었다. [] 그는 지진에 대한 기사를 기계적으로 눈으로 좇아가며 훑어보면서 이따금 아내를 생각하고 다시 기사를 보았다. .... 어째서 그처럼 진지하게, 아침부터 밤까지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텔레비전의 지진 보도만 들여다보고 있었을까? 그녀는 거기서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고무라의 시도 - 지진 과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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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혼한 것뿐입니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건강하게 살아 있습니다."

"이상하네요. 그런 중요한 일을 잘못 들었을 리가 없는데요."

그녀는 사실을 잘못 안 것 때문에 자신이 오히려 상처 입었다는 듯한 표정을 하였다. 고무라는 커피에 설탕을 조금 넣고 스푼으로 가만히 저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셨다. 커피는 연하고 맛이 없었다. 커피는 실체로서가 아니라 기호로서 거기에 있었다. '나는 이런 곳에서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걸까' 하고 고무라는 스스로도 자신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푸코 -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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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가방 지퍼를 열고 두터운 스키용 언더셔츠 사이에서 말아 가지고 온 상자를 끄집어냈다. 그제서야 고무라는 자기가 이 상자를 손에 들고 있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상자는 다른 사람에게는 안 보였던 것이다. 이 여자들은 어떻게 나를 알아보았을까?

 

상자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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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곳에 이러고 있어도 그다지 멀리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데. 참 이상해요."

"비행기 탓일 거예요.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 하고 시마오 양이 말했다. "몸은 이동해도, 그에 맞춰 의식이 따라오지 못하는 거지."

"그럴지도 모르겠군."

"고무라 씨는 멀리 떠나고 싶었나 보죠?"

......

"하지만 아무리 멀리 가도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지요." 하고 시마오 양이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존댓말을 하다가도 반말로 바뀌어지기도 했다.

탁자 위의 설탕 그릇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고무라는 얼굴을 들어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래, 네 말대로야. 아무리 멀리 가도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없어. 그림자와 마찬가지로 계속 따라오니까."

 

상자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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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지저분하고 텅 비어 있었으며 테이블도 의자도 흔들거렸으나, 라면은 굉장히 맛이 있었다. 라면을 먹고 난 뒤에는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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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을 나가기 전 일주일 동안은 누굴 봐도 그 UFO 얘기밖에는 하지 않았다는 거야. 거의 쉴새없이 계속 지껄여대고 있었대. 그게 얼마나 크고 얼마나 아름답다라든가, 하는 그런 말만 늘어놓았대."

 

"시마오는 일곱 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 버렸다는데......" 하고 게이코는 미간을 찌푸리며 설명했다. "시마오 엄마의 여동생하고 눈이 맞아서 도망쳤다는 거야."

"어느 날 갑자기" 하고 시마오 양은 빙긋이 웃으면서 말했다.

 

환상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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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은 누가 흔들었어?"

"교대로 흔들었지. 손이 아프면 교대하고, 또 아프면 교대하고.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라구. 방울을 계속 흔들어대면서 섹스를 하니까......" 하고 시마오 양이 말했다. "지금도 이따금 섹스를 하는 도중에 그때 일이 떠오르면 웃음보가 터지는 거야."

고무라도 조금 웃었다.

시마오 양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아, 다행이네. 고무라 씨도 제대로 웃을 줄 아는 걸 보니까."

 

겨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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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말이야, 어쩌면 내일 지진이 일어날지도 몰라. 우주인이 내려와 데려갈지도 모르구. 곰한테 잡혀먹힐지도 몰라. 그런 걸 누가 알겠어."

"그렇지. 그건 아무도 모르지" 라고 고무라도 맞장구를 쳤다.

"딸랑딸랑, 그러니까 아까 얘기한 것처럼, 곰에게 먹히지 않으려고, 나는 남자친구와 교대로 계속 방울을 울리면서 산 속에서 섹스를 한 거야."

 

 

그는 그 소리 없는 이미지들의 이어짐을 아무리 애써도 단절시킬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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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만 있는 연어를 고무라는 상상해 보았다. 그러나 만일 껍질만 있는 연어가 있다고 한다면, 그 연어의 알맹이는 '껍질 자체'가 된다는 얘기 아닌가? 고무라가 심호흡을 하자, 여자의 머리가 크게 들려 올라갔다가 가라앉았다.

 

아킬레스와 거북이

 

고무라는 시마오 양의 귀고리가 뭔가 다른 비밀스런 이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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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말이야" 하고 시마오 양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무라 씨의 알맹이가 그 상자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야. 고무라 씨는 그걸 모른 채 여기까지 가지고 와서 자기 손으로 사사키에게 건네준 거라구. 그러니까 이제 고무라 씨의 알맹이는 돌아오지 않아."

고무라는 몸을 일으켜 여자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작은 코와 귀에 있는 검정 사마귀. 깊은 침묵 속에서 심장이 커다랗게 메마른 소리를 내고 있었다. 목을 구부리니까 뼈가 삐걱거렸다. 한순간의 일이었지만, 고무라는 자신이 압도적인 폭력의 고비길에 서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고무라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베개에 머리를 파묻었다가,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넓은 침대가 마치 그를 둘러싼 밤 바다 같았다. 얼어붙은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심장의 격렬한 고동이 온몸의 뼈까지 뒤흔들고 있었다.

"어때, 멀리까지 왔다는 게 조금 실감이 나?"

"아주 먼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야" 하고 고무라는 솔직하게 말했다.

시마오 양은 고무라의 가슴 위에다 손가락 끝으로 무슨 주문처럼 복잡한 무늬를 그렸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야" 하고 그녀는 말했다.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