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Robin Hood of Locksley Pt II (Ct. 5-8)

이박오 2013. 7. 5. 23:51

 

 

5 이발사 윌 스터틀리

 

노팅엄 장관은 모든 마을에서 세금을 거두어 들였다. 세리들은 기사들과 남작들(barons), 그리고 성직자들(churchmen)이었다. 그중 하나인 성 메리 수도원장 (the Abbot of St Mary's)은 매년 노팅엄으로 왔는데, 덩카스터(Doncaster)에서 거둔 세금을 운반했다. 여행 하는 동안 기사들과 병사들이 그를 호위했다.

‘성 메리 수도원장이 노팅엄에 가기 위해 곧 숲을 지날 거에요.’로빈이 범법자들에게 말했다. ‘환영 준비를 해야겠죠. 나가서 수도원장 님을 찾아보고 오셔서 몇 명이나 함께 여행하는지 알려주세요.’

하지만 노팅엄의 장관도 멍청하진 않았다. ‘메리 수도원장이 노팅엄에 오는 걸 로빈 훗도 알겠지. 분명 셔우드 숲에서 세금을 날치기하려 들거야. 우리도 준비를 해야겠지. 로빈훗 녀석을 잡아서 나무에 매달아야 하는데.’

 

윌 스터틀리는 수도원장과 부하들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set out to look for the Abbot and his men). 그는 수도원장이 지나다니는 숲의 북쪽을 뒤지기로 했다. 윌은 날카로운 눈과 재치뿐 아니라 계획도 하나 갖고 있었다.

그가 기다리며 지켜보는데 곧 한 무리가 그를 향해서 왔고, 그 속에 수도원장도 있었다. 그는 여섯 마리의 말이 끄는 포장마차를 타고 있었으며 대동한 기사들과 병사들이 많았다. 마차는 천천히 움직였다. ‘저 속에 금이 있겠군.’ 윌이 생각했다. ‘마차도 무겁지만 수도원장 또한 무겁지. 살찐 돼지같으니까.’

윌은 수도원장과 부하들을 따라 셔우드 숲 가장자리의 작은 마을로 들어갔다. 곧 그들이 작은 여관 앞에서 멈추는 것을 봤는데, 막 저녁이 되어서 윌은 그들이 거기서 밤을 지낼 거라고 생각했다.

윌 스터틀리는 이발사였다. 그는 한 쌍의 가위와 면도기를 항상 갖고 다녔는데, 수도원장의 기사들은 노르만 인들이었고, 노르만 인들은 매일 면도하기를 좋아했다. 무척 짧게 깎은 머리를 하고 있어서 종종 이발사를 필요로 하는 노르만 인들은, 하지만, 노르만 인 이발사들을 선호했고, 날카로운 면도날을 가진 어떤 이발사도 신용하지 않았다!

윌 스터틀리는 여관 근처의 길에서 잤고, 아침에는 수도원장의 부하들의 소리에 잠이 깼다. 그들은 이발사를 찾고 있었다.

‘이벌사! 이벌사! (Barbeur! Barbeur!) 기사들이 노르만 방언 (Norman French) 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여관엔 이발사가 없었다. 윌 스터틀리가 앞으로 나섰다. ‘제가 이발삽니다, 나리. 제가 모실깝쇼?’

기사 한 명이 영어를 했다. 그는 윌 스터틀리를 차갑게 쳐다봤다. ‘수사(monk)의 머리를 어떻게 깎는지는 알겠지?’ 기사가 물었다.

‘그러믄입쇼. 저로 말할 것 같으면 퐁텐 수도원에서 다수의 수사들의 머리를 깎았으며...’

‘그만!’ 기사가 소리쳤다. ‘조용하게! 이자들은 수사가 되기로 했다네.’ 그가 한 무리의 기사들을 가리켰다. ‘머리를 자르고 면도도 해주게. 조심해서 잘 깎으면 돈을 줄 것이고, 조심하지 않으면 채찍을 맞을 것이다.’

윌 스터틀리는 머리를 깎기 시작했는데, 그건 이상한 일이었다. 기사들이 수도사처럼 머리를 깎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이놈들이 왜 이러지?

일하면서 윌은 그놈들이 말하는 걸 들었는데, 그들은 윌이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노르만 방언으로 말했다. 하지만 윌은 수도원에서 이발사로 일했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를 알아들을 정도의 방언은 알고 있었다.

‘로빈 훗과 놈팡이들은 우리 모리를 보고 수산줄 알겄지.’ 기사 하나가 말했다. ‘뇨석은 우리에게 무기가 있는 건 생각도 못헐 걸.’  ‘뇨석들을 다 기습허는 고야.’ 다른 기사가 말했다. ‘셔우드의 이 무법자 뇨석들을 다 잡아 죽여야지!’

머리를 자른 기사들은 수도사의 옷을 걸쳤는데, 그 갈색 옷에 그들의 칼과 갑옷을 숨겼다.

윌 스터틀리는 그것들을 보고 들었다. 밖에는 여전히 크고 무거운 마차가 서 있었지만, 이젠 하나 더, 작은 비포장 마차도 있었다. 병사들이 밀가루 포대들을 이 비포장 마차에 실었다. 다음에 그들은 그 밑에 작고 더 무거운 포대들을 밀어 넣었다. 윌은 그것들이 금화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세보니 모두 40 포대였다.

다음에 메리 수도원장이 나와선 작은 비포장 마차에 올라탔다. 이제 그는 성직자의 옷이 아니라 방앗간 주인 (miller) 의 옷을 입고 있었다.

큰 포장 마차가 주 도로를 따라 출발했고, 수사들처럼 차려입은 기사들이 그 마차를 따라갔다.

메리 수도원장은 더 작은 길을 따라 다른 마차를 타고 갔다. 기사 두 명이 마차를 호위했고, 여자들이 그를 따라 걸어갔는데, 한 명은 작은 아이를 데리고 있었다. 그 무리는 천천히 움직였다. 윌 스터틀리는 재빨리 움직여서, 로빈에게 자기가 본 것을 고하러 갔다.

 

 

 

6. 성 메리 수도원장

 

포장 마차는 셔우드 숲 안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마차는 무거웠고 길은 구덩이로 가득했다. 기사들은 전방을 주의깊게 주시하며 숲 속의 범법자들을 찾고 있었다.

‘여기가 숲의 중심입니다.’ 기사 하나가 말했다. ‘로빈 훗과 부하들이 곧 공격할 겁니다. 걱정은 마세요. 장관님과 신하들이 노팅엄에서 오고 있으니까, 그들이 공격할 때 오히려 우리가 그들을 잡을 겁니다. 다 죽여버리는 거죠.’

숲 속에서 갑자기 화살 하나가 날아와 기사 한 명의 가슴에 꽂혔다. 갈색 수사옷 아래 갑옷을 입고 있었으므로 기사는 다치지 않았다.

곧 키가 큰 남자 하나가 길로 들어왔다.

‘거기 서!’ 남자가 외쳤다. ‘나는 로빈 훗이다. 셔우드 숲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은 나에게 세금을 내야 한다.’

마차의 포장이 즉시 열리고 석궁(crossbow)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기사들은 칼을 뽑았고 그중 하나가 사냥 나팔을 불었다.

길 저쪽에서 다른 나팔소리가 답을 보냈다. 장관의 부하들이 오고 있었다!

길 위의 큰 남자는 놀란 듯 보였다. ‘도망쳐라! 저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 - 우리가 포위됐다!’ 그가 소리쳤지만, 기사들은 그가 누구에게 소리치는지는 알수 없었다.

‘쫓아가!’ 기사 하나가 소리쳤다. ‘그는 로빈 훗이다. 그를 잡아라!’

키가 큰 남자는 숲으로 뛰어 들어갔고, 기사들이 그를 추격했으며, 병사들과 궁수들이 그들을 따라갔다. 그들은 반나절 동안 키 큰 남자를 추격했지만, 작은 존은 숲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잡히지 않았다.

작은 존은 혼자였다. 다른 범법자들은 진짜 로빈 훗과 함께, 숲의 다른 쪽에 있었다.

 

방앗간 주인이 나타났을 때 로빈 훗은 좁은 길 가운데에 서 있었다. 방앗간 주인은 두 명의 기사가 호위하는 작은 비포장 마차를 몰고 있었고 여자들과 아이가 약간 뒤쳐져 걸어오고 있었다.

‘어디 가시나 방앗간 양반?’로빈이 소리쳐 불렀다.

방앗간 주인은 대답하지 않았고, 대신, 영어를 말하는 기사가 말했다.

‘노팅엄에 가는 길이네. 지나가게 해주게. 아니면 자네 이 여자들과 아이를 해치려는가?’

‘난 방앗간 양반한테 말하고 있는데’로빈이 말했다. ‘그가 말하게 하지.’

그래도 방앗간 주인은 말하지 않았다.

로빈이 마차 위로 올라갔다. ‘셔우드 숲을 지나는 모든 여행객은 세금을 내야 해. 우린 자네한테서 밀가루 약간만 가져가려는데. 그래도 조그만 것들만 가져갈게.’

방앗간 주인의 얼굴이 빨개졌다. 셔츠 밑으로 서둘러 손을 넣어 칼을 하나 꺼냈는데, 로빈이 그 손을 잡았다.

‘이거 멋진 칼이네.’그가 말했다. ‘이거 확실히 방앗간 양반한텐 어울리지 않는데. 선물이라 생각하고 내가 챙겨두지.’

그러고는 로빈은 방앗간 주인을 마차 밖으로 끌어내 길 바닥에 내동댕이 쳐버렸다.

갑자기 20여명의 범법자들이 나무사이에서 걸어나왔다. 그들은 기사들에게 활을 겨누고 있었다. 기사들과 방앗간 주인은 포위되었다.

‘난 덩카스터의 로저경이다.’ 영어를 하는 기사가 말했다. ‘여자들과 가난한 방앗간 주인을 강탈하는 자네들은 누군가?’

‘난 셔우드 숲의 로빈 훗이다. 그리고 이 방앗간 양반이 정말로 가난한지 좀 볼까?’

두 사람의 범법자가 마차로 올라가더니 커다란 밀가루 포대들을 옮기고 그 밑에서 금화 40 포대를 찾아냈다.

‘말 좀 해봐, 어떻게 방앗간 양반이 금화 40 포대를 갖고 있지? 여기 누가 진짜 도둑이지?’

방앗간 주인은 대답하지 않았고, 대신 범법자들이 금화 40 포대를 마차에서 들어내는 범법자들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이제 안녕히 가시게.’로빈이 말했다 ‘노팅엄 장관에게 안부나 전해주고.’

그렇게 기사들과 수도원장, 여자들은 노팅엄으로 떠났다. 로빈과 사람들은 금화 40 포대와 함께 숲 깊숙이 있는 그들의 캠프로 돌아갔다.

메리 수도원장이 로빈 훗 때문에 더 가난해 진 것은 아니었다. 금은 그의 것이 아니라 노팅엄 장관을 위해 그가 걷은 세금이었으니까. 그래도 수도원장은 여전히 분통이 터졌다.

‘복수를 해야겠네.’그가 덩카스터의 로저에게 말했다. ‘얼마가 걸리든 상관 없어. 하지만 로빈 훗을 죽여버릴 방법을 찾아내야겠다.’

 

성 메리 수도원장은 부와 권력을 갖고 있었다. 런던의 궁정에 친구들도 갖고 있었다. 이 친구들이 국왕에게 로빈 훗에 관해 말해주었다.

‘금화 40 포대라고!’ 분노한 헨리 왕(Henry II of Plantagenet - 헨리 2세 (1133-1189) - 프랑스 앙주 출신, 노르망디 공작, 프랑스 왕 루이 7세의 전처였으며 중세의 가장 유명한 여성 중 한 명이었던 아키뗀의 엘레노어와 결혼, 아키뗀과 부르따뉴 지방까지 장악하고 잉글랜드를 침공해 후에 국왕이 되면서 플랜태저넷 왕조를 엶. 프랑스의 많은 영토와 영국 대부분을 차지하는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잉글랜드 지방에서 지방 귀족들을 누르고 강력하고 현대적인 법제를 정비했지만 치세 말기에는 8 명의 자식 중 헨리, 제프리, 리차드 (사자왕), 존 에 의해 반역을 당하기도 했으며, 그 과정에서 헨리와 제프리가 죽고 리차드와 존이 왕위를 계승. 그 밖에도 종교에 대한 왕권의 지배 문제로 반목하던 켄터베리 대주교 토마스 베켓을 기사들을 시켜 시해한 사건으로 악명이 높아졌다. 로빈 훗에서도 악한 왕으로 등장)이 외쳤다. ‘노팅엄에선 범법자 놈이 금화 40포대를 훔치도록 놔두었다고? 장관을 불러와라. 직접 설명하게 하라!’

하지만, 노팅엄의 장관이 왕을 보러 도착했을 때, 헨리 왕은 이미 프랑스왕과 전쟁을 치르러 떠나버려 그는 헨리 왕의 막내 아들 존 왕자를 만났다.

존 왕자(Prince John Plantagenet - 훗날의 존 왕(1167-1216) 헨리 2세의 네 번째 왕자로 요절한 형 사자왕 리차드를 계승해 잉글랜드와 노르망디의 국왕이 되었으나 곧바로 프랑스의 필립 2세에게 노르망디 지방을 전부 잃어버려 프랑스 카페 왕조를 시작하게 만든다. 또한 남작 반란(baronial revolt)을 진압하지 못하고 의회에 굴복, 대헌장(Magna Carta)에 서명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하는 흑역사의 주인공. 하지만, 이로 인해 영국은 최초의 의회민주주의 국가의 초석을 쌓게 된다. 유약하면서도 악독하고 비열하며 여색을 밝히는 등 국민을 경원시하고 탐욕적인 악한 왕의 온갖 나쁜 이미지들로 버무려져서 로빈 훗의 영원한 악역으로 등장한 후에 더욱 유명해졌다.)는 머리카락이 검고 21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뚱뚱했다. 그는 음식을 좋아했고 때로는 너무 많이 먹어서 병이 날 정도였다.

‘노팅엄 장관님’존이 말했다. ‘문제가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로빈 훗이라고 하는 이 범법자 놈을 어떻게 할 건가요?’ ‘폐하, 제가 처리하겠나이다.’장관이 말했다. ‘소신이 로빈 훗 놈을 잡아 목매달 것을 왕자 폐하께 약속하나이다.’

‘꼭 그리 해 주시오.’존 왕자가 말했다. ‘그리고, 이걸 알아 두시오. 부왕 폐하는 당신께서 서거하신 후에 짐이 잉글랜드의 왕이 되길 바라고 계시오. 그는 리차드 형님이 왕이 되는 걸 원치 않지. 그리고, 짐이 왕이 되면 당신같은 훌륭한 신하들이 필요할 것이오, 노팅엄 장관.

장관은 존 왕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폐하, 소신 폐하의 진실한 신하가 될 것을 알고 있나이다.’

‘좋소.’존 왕자가 말했다. ‘아시다시피, 과인의 형 리차드는 싸우는 걸 좋아하오. 그는 진실과 정의를 믿지. 하지만 짐의 생각에 당신은 과인과 같은 종자요, 장관. 우린 둘 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돈이라는 사실을 알지.’

 

 

7. 황금 화살

 

장관이 노팅엄에 돌아왔을 때는 들판에서 옥수수를 베고 거두어들일 추수철인 여름의 끝이었다. 추수 후에는 항상 큰 축제가 열렸다.

‘올해는 특별한 추수 축제를 열겠소.’장관은 노팅엄 사람들에게 말했다. ‘활쏘기 대회를 열겠소. 존 왕자폐하께서 특별한 상을 하사하시었소. 황금으로 만들어진 화살이지.’

장관은 모든 도시와 마을들로 전령을 보냈고, 곧 로빈의 귀에도 대회 소식이 닿았다.

‘황금화살이라. 좋은 포상인걸.’ 로빈이 다른 범법자들에게 말했다. ‘근데 난 노팅엄 장관이 이 대회를 여는 이유를 알죠. 이건 함정이야. 내가 참가하면 잡아서 목매달려는 거지.’

로빈이 맞았다. 장관은 정말로 로빈이 활쏘기 대회에 참가할 거라고 기대했고, 노팅엄 타운에서 그와 부하들을 잡으려고 계획을 세웠다.

‘로빈 훗이 오는지 잘 봐라.’장관은 병사들과 기사들에게 말했다. ‘그는 키가 크고 잘 생긴 사내야. 너희들도 그를 많이 보았고 그가 말하는 것도 들었겠지. 그는 범법자이지만 용감하다. 활쏘기 대회에 참가할 게 분명해. 변장을 하려고 하겠지만, 우리가 알아볼 수 있어.’

대회 당일, 장관은 그의 가장 좋은 옷을 입었다. 자주빛 망토를 두르고 벨벳 모자를 쓴 그는 매우 잘 생겨 보였다. 하지만, 그 옷 밑에 그는 갑옷을 입고 있었다.

대회에는 영국 전역에서 궁수들이 몰려들었으며, 경기장의 사거리는 가지각색의 깃발과 리본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노팅엄 타운의 모든 시민들도 궁수들을 보러 왔다. 장관이 일어나 손을 들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 모두 살을 쏠 수 있소. 하지만 오직 가장 뛰어난 열 두명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소.’

첫 경기엔 백여명이 돌아가면서 표적에 화살을 쏘았다. 표적의 가운데에는 황소의 눈(The bull's eye)이라고 불리는 검은 원이 있었는데, 어떤 궁수는 표적을 완전히 벗어나게 쏘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표적의 가장자리를 쏘기도 했다. 오직 열두 명 만이 황소의 눈 안에 활을 쏘았다.

그 열두명 중에는 장관의 제 1 궁수(the Sheriff's champion archer) 붉은 모자 길버트 (Gilbert Red Cap)도 있었다. 장관은 다른 열한명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어떤 자들은 알았지만, 반 정도는 낯설었다.

‘저 낯선자들의 이름을 알아내라.’그가 집사에게 말했다. ‘로빈 훗이 지 이름을 대진 않을 거고, 그래도 우린 그가 키가 크고 잘 생긴 건 아니까. 그와 비슷한 자를 보았나?’

‘한 명 키가 크고 잘생긴 자가 있습니다.’ 집사가 말했다. ‘푸른 두건을 쓰고 있어서 그의 얼굴을 확실히 볼 수는 없습니다. 이름을 알아내겠습니다.’

장관이 일어섰고 좌중이 조용해졌다.

‘첫 회전에서는 모두 세 발씩 쏠 것이오.’ 장관이 열두 궁수에게 설명했다. ‘표적은 120보 밖에 있고 여기서 성적이 좋은 여섯 명이 2회전으로 갈 것이오. 2회전의 여섯 명은 240보 밖에 있는 표적을 쏠 것이고, 거기서 성적이 좋은 세 명이 3회전으로 갈 것이오. 이 마지막 회전에서는 각각 한 발씩 만 쏠 것이오. 표적은 360보 밖에 있고, 황소의 눈 중앙에 가장 가깝게 쏘는 사람이 우승자가 될 것이오.’

그리고 장관이 손을 들자 트럼펫이 울렸다. ‘첫 회전을 시작하라.’그가 소리쳤다.

푸른 옷을 입은 키 큰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그는 런던의 윌리엄이라는 이름을 댔다. 그의 화살 세 개가 모두 황소의 눈에 박혔고, 군중은 환호했다.

다른 궁수들도 차례대로 쏘았다. 윌리엄의 다음 궁수는 표적을 맞추지 못했고, 그 다음 사람은 한 번 밖에 맞추지 못했다. 다음 두 사람은 모두 명중시켰고, 다음으로 나온 붉은 모자 길버트는 재빠르게 세 발을 쏘았는데 모두 황소의 눈에서도 중앙에 가깝게 꽂혔다.

‘길버트 만세! (Hurrah Gilbert!)' 군중들이 소리질렀다.

마지막 궁수는 이상한 자였는데, 등이 휘고 어찌나 가난한지 거지차림이었다. 붉은 천 조각들을 이어붙인 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과 수염은 갈색이었으며, 애꾸눈이었다. 검은 천조각이 오른쪽 눈과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었다.

‘이상해 보이는 자군.’장관이 집사에게 말했다. ‘이름이 뭐지?’

‘링컨의 잭이라고 했습니다. 국왕의 전쟁에서 다쳤다고 합니다.’

‘눈 하나에 등까지 휘었으니 잘 쏠 리가 없지.’ 장관이 말했다.

거지가 앞으로 나왔다. 관중들은 이상한 옷과 휘어진 등에 소리지르며 웃어댔다.

거지는 군중을 보지 않고 활을 당겨 표적에 살을 겨누고 쏘았는데 황소의 눈에 명중했다. 다시 그는 재빠르게 두 개의 살을 모두 명중시켰다.

군중이 조용해졌다. ‘저 거지는 운이 좋군.’ 장관이 말했다. ‘그래도 길버트를 이길 순 없어. 표적을 240보 밖으로 옮겨라!’

첫 회전의 상위권 여섯 명이 다시 쏘았다. 이번에는 두 발씩 쐈는데, 런던의 윌리엄은 잘 쏘아서 두발 다 명중시켰지만, 다음 두 명은 운이 없었다. 붉은 모자 길버트는 황소의 눈 정중앙에 가깝게 쏘았으며, 이상한 거지 역시 명중시켰다.

‘세명만 남았군.’장관이 집사에게 말했다. ‘저 거지는 좋은 궁수였어. 하지만 주시할 자는 런던의 윌리엄이야. 병사들에게 저자 주위에 있으라고 해라. 저놈이 로빈 훗인게 확실해.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

그리고 장관은 일어섰다.

‘표적을 삼백 육십보 밖으로 옮겨라!’ 그가 외쳤다.

런던의 윌리엄이 앞으로 나가 망토의 푸른 두건을 제끼자 군중이 조용해졌다. 그는 키가 큰 훈남이었다 - 로빈 훗의 외양 묘사와 일치했다!

윌리엄이 신중하게 조준했고, 살을 쏘아 황소의 눈에 명중시켰다.

‘잘 쐈군.’ 장관이 말했다. ‘하지만 길버트가 더 잘 할 수 있지. 길버트 만세!’

‘길버트 만세!’군중들도 소리쳤다.

길버트가 앞으로 나왔다. 그가 활을 당겨 주의깊게 조준했고, 살은 황소의 눈 중앙에 명중했다. 관중들이 흥분해서 ‘길버트! 길버트!’하고 소리쳤다.

‘그가 이겼군.’ 장관이 말했다. ‘내 1등 궁수가 이겼어. 그가 로빈 훗 보다 낫다.’

거지가 쏘기 위해 나섰을 때, 관중들은 그를 보지 않았다. 그들은 흥분해서 길버트에 관해 떠들고 있었다.

거지가 천천히 활을 당겨 한 눈으로 신중히 조준하고 쐈다. 갑자기 군중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멈췄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모두들 표적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기사 한 명이 장관에게 다가왔다.

‘길버트의 화살이 부러졌습니다, 각하.’그가 말했다. ‘낯선자의 화살이 길버트의 화살을 쪼갰습니다. 정확하게 황소의 눈 정중앙을 꿰뚤었습니다.’

군중은 매우 조용해졌고, 장관은 불쾌했지만, 웃으려고 애썼다. 그는 상품을 손에 높이 들고 관중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황금으로 만든 화살 - 황금화살 이었다.

‘앞으로 나오라’ 장관이 거지에게 말했다. ‘나는 좋은 궁수들이 필요하니 자네를 내 부대에 초대하겠다. 자네는 나의 고기를 먹고 나의 맥주를 마시며 내 지붕 아래서 살아갈 것이다. 어떤가?’

거지가 꼿꼿하게 일어서서 장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나리.’그가 말했다. ‘저는 저 자신일 뿐 웃전이나 주인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더니 그는 황금화살을 장관에게서 가져가서 군중을 향해 치켜들었다. 사람들이 환호했다.

‘넌 매우 무례한 거지로구나.’ 장관이 말했다. ‘노팅엄에서 썩 꺼지라, 아니면 네 무례함을 채찍질로 다스릴테다.’

거지는 돌아서서 군중 속으로 사라졌는데, 황금화살은 여전히 머리 위로 높이 쳐든 채였다.

장관은 너무 화가 나서 로빈 훗은 아예 잊어버렸다. 그는 말을 불러 서둘러 성으로 돌아갔다. 그날 저녁 장관은 총애하는 기사들과 잘 차려진 저녁을 먹었다.

‘로빈 훗이 대회에 나오길 기대했는데, 노팅엄에 얼굴을 내밀만큼 담대하진 않구나.’

갑자기 소동 소리가 들렸다. 화살 하나가 성의 나무 천장에 박혔다.

‘그 화살은 어디서 날아온 거지?’장관이 물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왔습니다. 장관님.’집사가 대답했다. ‘종이 조각이 묶여 있습니다.’

‘어서, 종이를 달라!’장관이 화살에서 종이를 뜯어냈는데, 그것은 전언이었다.

 

오늘 장관나리가 황금 상품을 하사하시어 우리는 셔우드에서 먹고 마신다.

-거지 로빈 훗-

 

장관의 얼굴이 새빨개졌고 그날 더 이상 먹을 수도 없었지만, 셔우드의 범법자들은 신나는 축제를 즐겼다.

로빈은 머리와 수염의 갈색 물을 빼고 안대도 풀었으며, 셔츠의 등 쪽에서 밀가루 푸대도 들어냈다. 그리고 화살을 늙은 참나무에 걸어 놓았다. 그것은 모두에게 보여주는, 영국 최고의 궁수임을 입증하는 그의 전리품이었다.

 

 

8. 윌 스터틀리 구출

 

로빈과 사람들은 7일 밤낮을 셔우드에서 보냈다. 그들은 공터에 몸을 숨기고 누구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 장관 놈들과 싸울 건지 택해야 해요. 난 기사들과 병사들, 궁수들을 상대로 하는 이 불리한 싸움에서 한 사람도 잃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범법자들은 장관이나 수하들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 한 주 내내 모든 것이 조용했다. 로빈도 슬슬 걱정이 되었고 장관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졌다.

한 주가 끝나갈 무렵 계획을 하나 마련한 로빈은 윌 스터틀리를 불렀다.

‘변장을 하고 숲 끝 쪽의 파란 돼지 여관(Blue Boar Inn)으로 가세요. 그곳 주인은 우리 친구니까 그에게 말하면 장관이 하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윌 스터틀리는 수도사의 옷을 입고 밑에는 검을 숨긴 채 파란 돼지 여관으로 갔다. 여관에 도착해선 테이블에 앉아 주인과 얘기하려고 기다렸다.

곧 장관의 수하들 한 무리가 나타났다. 여관엔 여행객들이 많이 있었는데, 장관의 부하들은 그들을 만나 로빈 훗에 관해 물어보려 했던 것이다. 그들을 본 윌은 일어나 조용한 방 구석으로 기도를 드리러 갔다.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갈색 두건은 얼굴 위로 푹 눌러 써서 아무도 못 알아보게 했다.

장관의 하수인들이 여관을 돌아다니며 모두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지만 방 구석의 수도사만은 건드리지 않았다.

파란 돼지엔 고양이들이 많았다. 갑자기 큰 고양이 한 마리가 윌 스터틀리의 무릎에 몸을 문질렀는데, 그만 갈색 수사복이 쓸려 올라가면서 그 밑의 링컨 그린 색깔이 드러나게 되었다.

‘봐!’장관의 부하 하나가 말했다. ‘저자는 수도사가 아니다! 링컨 그린 옷을 입었어. 로빈 훗 일당이다!’

병사가 칼을 뽑았고, 윌 스터틀리도 즉시 일어서서 칼을 뽑았다. 하지만, 싸우기엔 장관의 부하들이 너무 많았다. 윌 스터틀리는 땅바닥으로 밀쳐지기 전에 한 놈을 벨 수 있었지만, 곧 팔다리가 밧줄에 묶인채 노팅엄으로 끌려갔다.

파란 돼지 주인은 로빈에게 보내는 쪽지를 지닌 전령을 셔우드로 즉시 보냈다.

 

노팅엄 장관에 윌 스터틀리 잡힘. 내일 노팅엄 타운 밖 교수형 예정.

 

쪽지를 읽은 로빈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그와 범법자들은 윌 스터틀리를 도와야 했다.

‘우린 윌을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장관의 부하들이 너무 많아요. 매우 위험하니까 모두 일반인으로 위장해야 해요. 그렇게 해서라도 우리가 구하지 않으면 윌은 내일 목매달릴 거에요.’

로빈과 범법자들은 숲 가장자리로 이동해서 여행객들에게 소식을 묻고 주시하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로빈은 결정을 내렸다. '소그룹으로 나눠서 노팅엄에 들어가는게 좋겠어요. 놈들이 윌을 성 밖으로 끌고 나올 때 우리가 가까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범법자들은 하나 둘 씩 마을로 이동했다. 그들은 성 밖에 서서 윌이 끌려 나오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성문이 열리고 포장없는 마차를 지키는 병사들이 나타났을 때 하늘엔 햇빛이 낮게 드리워져 있었다. 마차 한 가운데에 윌 스터틀리가 있었는데, 그의 얼굴은 창백했으며 목을 둘러 손까지 밧줄이 묶여 있었다.

노팅엄 장관은 그 옆에서 말을 타고 서 있었다. 윌 스터틀리가 몸을 돌려 쳐다보았다.

‘칼을 주시오!’윌이 소리쳤다. ‘당신과 당신 부하들과 싸울 수 있게.’

하지만 장관은 단지 윌을 보고 비웃기만 할 뿐이었다. 그는 곧 몸을 돌려 부하들 중 하나에게 말했다.

‘이자는 범법자, 도둑, 살인자다. 과인은 이자를 성문 앞에서 목매달 것이다. 이것이 로빈 훗과 셔우드 숲의 범법자들에게 경고가 되게 하라.’

그런데, 윌과 장관이 성문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사람들이 마차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이놈들을 밀쳐내라!’장관이 부하들에게 말했다. ‘비켜랏!’그는 군중들에게 외쳤다.

그 때 커다란 사내 하나가 마차로 밀고 들어왔다. 작은 존 이었다. 그가 마차로 올라가 윌 스터틀리의 손을 묶고 있던 밧줄을 끊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병사들은 움직일 수도 없었고, 무기들도 쓸 수 없었다.

‘물러나라! 물러나!’ 장관이 소리쳤다. 그가 검을 뽑아 보았지만 마차와 너무 가까웠고, 작은 존이 그의 팔을 잡아 손에서 칼을 뽑아 버렸다.

갑자기 마차 주변이 범법자들로 가득했다. 화살이 날아와 군중은 사방으로 흩어졌고, 병사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범법자들이 일제히 장관을 겨누었다.

‘물러나! 물러나!’장관이 외쳤다. 갑자기 공포에 질려 말을 돌리고 성문 안으로 달아나는 그를 부하들도 급히 쫓아갔다.

병사들도 기사들도 없이 셔우드로 가는 길은 깨끗해졌다. 로빈이 윌 스터틀리와 범법자들을 공터로 다시 이끌고 왔다.

‘다음엔 이렇게 운이 좋지 않을 거에요.’로빈이 범법자들에게 말했다. ‘숲속에 머물며 겨울을 대비하죠. 봄이 될 때까지 장관이 우릴 또 괴롭히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범법자들은 음식을 모으고 겨울에 대비해 캠프를 꾸렸다. 그들은 긴 겨울날들을 따뜻하게 지내며 봄이 오기를 끈기있게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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