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세바스찬 바흐 - 이탈리안 콘체르토 / 이탈리아 협주곡
1. 피아노의 숲 (애니메이션) - 다카코 연주회 장면 (3악장 발췌)
http://www.youtube.com/watch?v=Sd7nzBVheIE
피아노의 숲은 재미있고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뭐랄까 좀 정형적인 듯한 구도 (두 남자 아이들의 경쟁과 우정 - 한 명은 교과서적, 또 한명은 천재적 -- 베토벤 바이러스도 같은 구존데 쬐금 다르당 - 노다메도 그런 것으루다가 알고 있당. 그 밖에도 음악에 관한 여러 영화들 또한 이런 구도를 보여준다. 실제로도 이런 비슷한 경우가 많당!) 를 그렇게 깊이 발전시킨다는 느낌은 주지 못하며, 개인적으로는, 차를 타고 가다가 피아노 소리를 듣고 놀란다든지 하는 설정은 좀 비약적인 것 같아서.. 아닐라나?.. 연주회 장면은 생각해 보면 좀 웃기는 부분이기도 한데, 지정곡을 제대로 치는 것은 교과서 친구 하나 뿐, 천재는 신발을 하이킥 해버리면서 지멋대로 막 치고 (뭐 그래서 불만인 것은 아니다. 천재니까) 천재와 친구가 된, 화장실에서 웬디와 함께 있을 때만 자유로와진다는 소심증 공주 다카코는 뜬금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곡을 쳐버린다. 그런데, 이 장면이 좋다. 이런 막장 연주자들에게 감탄을 보내는 심사위원들이 통이 크다는 느낌도 드는 대목. 하긴, 애들이 이 정도로 쳐대면 지정곡따위가 문제냐 싶기도. 애니메이션 또한 그래서 좋은 작품이 되기도 했다. 덧붙여 일정 수준의 경쟁자들이 같은 곡으로 경쟁하는 것을 설득력있게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기도.
2. 녹음 세션 - 뉴욕 콜럼비아 레코드 - 이탈리아 협주곡 1-2악장 발췌- 글렌 굴드
http://www.youtube.com/watch?v=eEtmifxrdsw
1950년대 단숨에 스타 플레이어가 된 글렌 굴드는 전설적인 음반 제작 작업에 들어가는데, 첫 번째 골드베르그 변주곡 (80년대에 다시 녹음한 버전과 극단적인 시간 차이가 나는 (실제로 그렇게 극단적이진 않지만 - 템포 차이보다는 반복을 다 살려서 그렇당..) 유명한 음반이당) 작업에 이어 이탈리아 협주곡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잘 보면 굴드가 노래도 하고 한 손 연주 부분에서 다른 손으로 지휘를 하는 것도 볼 수 있고, 피아노 의자도 아닌 일반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것도 볼 수 있는 데 이 모두가 굴드의 개인적 스타일이다. 많은 굴드의 음반은 그의 허밍을 같이 담고 있다.
3. 이탈리아 협주곡 전곡 TV 브로드캐스트 - 글렌 굴드
http://www.youtube.com/watch?v=xLuICLkW5wI
골드베르그 녹음도 그렇지만, 초기, 5-60년대 굴드는 대체로 매우 빠르다. 다음에 링크된 안드라스 쉬프나 리히터의 연주와 비교해보면 금방 느낄 수 있듯이, 굴드의 연주는 상쾌하고 명료하게, 바흐를 꽤나 단순화 시켜서 들려주는데, 그것은 곡에서 멜로디를 강조한다든지, 그런 연주를 한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연주자가 대위법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와 같은 것이라고 한당. 이탈리아 협주곡은 사실 대위법 적으로 쓰인 곡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런 저런 이유로 굴드는 이 작품을 싫어한다고 했다) 굴드의 연주 스타일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감히 바로크 바흐를) 몰아붙이듯 내세우는 재빠른 연주 속에서 곡을 춤추게 만드는 굴드의 묘기. 3악장에서 살릴 것은 살리고 가릴 것은 가리는 그의 재주를 감상해 보자.
4. 전곡 연주 - 안드라스 쉬프
http://www.youtube.com/watch?v=Jb6UH0ex4_g&NR=1&feature=endscreen
헝가리 출신 영국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소나타 전곡 연주를 하기도 했고, 슈만이나 바흐 음악에도 정통하며, 하이든 소나타에도 주목할 만한 연주를 남기고 있는데, 그의 스타일은 유리같이 투명하다. 간결하고, 피아노의 타건의 톡톡 튀는 느낌을 잘 살리는 그의 연주를 듣다보면 이상하게도 바흐에서 베토벤의 소나타의 울림도 느낄 수가 있다. 물론, 격정적이지 않고 통통 튀는 베토벤 말이다. 건조하고 황량한 분위기의 2악장, 그리고 베토벤이 잠깐잠깐 튀어나오는 듯한 타악기의 느낌이 사는 3악장. (그러면서도 쳄발로 느낌도 주신다) 어떻게 보면 너무 쉽고 가볍게 친다는 느낌도 줄 수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잘근잘근 씹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되는 거장의 연주다.
5. 전곡 연주 -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http://www.youtube.com/watch?v=8K5-_f_KT5M&feature=related
1991년, 그러니까 그의 만년에 녹음한 연주라 음질도 좋고, 공명도 크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건, 리히터의 연주다.
심각한 굴드와 메마른 듯한 쉬프의 중간에 있는 적절한 2악장. 그리고, 구조를 들어보여주겠다는 듯한 느낌으로 연주하는 3악장. 감싸안는 듯이 따끈따끈한 1악장. 쉬프의 바흐가 유리로 된 기계 같았다면 리히터는 각지지는 않지만 중량감있게, 바흐의 성을 구축해나간다. 사실 많은 칸타타가 입증하듯이 바흐는 성쌓기를 무척 좋아했다.
그러고 보니 세 분 다 실황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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