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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o] Lancia Stratos 1979 Monte Carlo Rally Winner #4 Bernard Darniche & Alain Mahé (2)

이박오 2020. 3. 26. 17:38



란치아 스트라토스는 흔히 최초의 랠리중심 차량, 극강의 랠리 머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사실 공식적인 전성기는 그 명성이나 성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짧았습니다.



1975년 부터 알핀을 대체하며 랠리를 장악한 명차였지만, 불과 3~4년 사이에 경쟁차 피아트는 강력한 131의 파워를 불려나갔고 포드는 불세출의 퍼포먼스 명차인 에스코트를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강자 포르셰의 해묵은 911 또한 여전히 정상급의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고 있었거든요.



WRC 라는 개념보다도 개별 랠리의 명성이 아직 훨씬 더 컸던 이 시기, 명실공히 최고의 경기라고 볼 수 있었던 몬테카를로의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75,76,77 년 알리탈리아 워크스 팀의 스트라토스가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으나, 78년에는 911이 깜짝 우승, 1978년 말 란치아 워크스팀의 랠리무대 공식 철수 이후 피아트 131과 포드 에스코트의 치열한 접전, 곧바로 슈퍼미니급 르노 5와 오펠 아스코나, 푸조 205, 아우디 콰트로, 그리고 심지어는 란치아의 037 까지 줄줄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궁극적으로는 80년대 후반 란치아 (델타) 재림(?)의 시대 이전, 화려한 그룹B의 전성기를 열게 됩니다.



아니,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1978년 포르셰 911의 행운의 우승과 1980년 피아트 131의 힘의 우승, 그 사이인 1979년에는 스트라토스의 마지막 우승 차량과 포드 에스코트의 극적인 드라마가 있었으니까요.



이 이야기의 배경은 란치아의 고향 이탈리아, 투린 이 아니라 프랑스 입니다. 이미 언급했듯, 1978년, 피아트와의 정치대결에서 패배한 란치아는 스트라토스의 성능개선이 아니라 WRC 철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따라서 79년의 주인공들은 이탈리아의 스타 플레이어 산드로 무나리 가 아닌 프랑스의 란치아 수입상인 앙드레 샤르도네와 젊은 드라이버 베르나르 다니쉬 였습니다.


샤르도네는 피아트가 아닌 란치아 만을 수입하는 란치아 수입전문이었습니다. 그는 스트라토스의 때이른 공식 철수를 안타까워했고, 이전부터 프랑스의 랠리 드라이버들에게 갖은 대회에서 차량공급을 담당해 왔으며, 79-81년 많은 대회에서 스트라토스를 포디움에 올리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당연히 알핀으로 73년 데뷔했던 베르나르 다니쉬 역시 (131도 간간히 몰지만) 워크스팀 이후 스트라토스 랠리 전적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지요.



사실 이 이야기도 약간은 문제가 있습니다. 흔히 그 시대의 가장 강력한 랠리차량이라고 알려져 있던 스트라토스는 실제로는 WRC 와 기타 랠리를 독식하지는, 전혀, 못했으니까요. 워크스팀의 철수 이전부터 피아트 124, 131과 에스코트, (그리고 911)은 각각의 명확한 강점을 지닌 강자들로 스트라토스의 독식을 충분히 견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델타는 진정으로 무지막지한 차량이었겠지요? 아닌가?)



어쨌든, 1979년 이야기의 숨은 주인공은 어쩌면 샤르도네와 다니쉬가 아닐 수도 있었습니다. 영광의 몬테카를로 랠리에서만은 끝내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전설적인 명차, 바로 포드 에스코트가 있었으니까요. (에스코트는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79년을 제외한 그 어느 해에도 몬테카를로 3등 안에 든 적 조차 없습니다) 게다가 79년 에스코트 팀의 스타 플레이어는 바로 최강의 드라이버 중 한 명이자 전투적인 스트라토스의 강자, 비욘 발데가르드 였었거든요.


1979년 몬테카를로 랠리의 재밌는 점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팀과, 차량, 그리고 드라이버들의 교차점이 된 것이죠. 일종의 터닝 포인트라고나 할까요?


이 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최강의 경쟁자였던 알리탈리아 피아트 131팀을 무참하게 짓밟아버린 에스코트 마크ii의 발데가르드. 그는 사실 78년 까지만 해도 무나리와 함께 란치아 알리탈리아 팀 최강의 드라이버였지요.


그리고, 역시 패기넘치는 레이싱으로 질주하던 발데가르드는, 어이없게도 마지막날, 그 전날까지는 순위권에 들지도 못했던 듣보잡(?)에 불과했던 다니쉬에게 발목을 잡히고 맙니다. 그 결과로 에스코트 포드팀은 가장 확실했고 또 유일했던 몬테카를로 우승의 기회를 상실, 반면, 베르나르 다니쉬는 80년대 초까지 스트라토스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됩니다.

 


사실 대회 시작 때 까지만 해도 워크스팀의 철수가 확실해진 스트라토스는 일정에 없다시피한 차량이었습니다. 모두 피아트와 포드의 대결에 집중했고, 그 외에는 르노 5 알핀과 아스코나 이전 오펠의 카데트 미니팀들이 있었고 전년 우승자인 장 삐에르 니콜라는 알메라 형제로부터 다시 911 까레라 한대를 렌트했지요.



그 와중에서도 911과 에스코트, 피아트에 이어 프렌치 블루의 모토랙 스트라토스가 4번을 배정받은 데에는 물론 다니쉬의 역량도 있었겠지만 역시 홍보와 재정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었던 샤르도네의 힘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명백히 포드 vs 피아트의 구도였던 대회였던 만큼, 그 두 팀은 기대에 걸맞는 철저한 준비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피아트는 험로에서의 안정적이고 더욱 민첩한 주행을 위해 출력을 튠다운(으잉??)했다고..)



대회 직전까지는 폭설로 모두 긴장했지만, 막상 당일 아침부터 눈은 비로 바뀌고 온도는 눈에 띄게 높아져서, 경기는 미끄러운 눈길이 아닌 빗속에서 대부분 치루어졌지요.



초중반은 포드의 독무대였습니다. 게다가 포드 팀에는 발데가르드만 있는건 아니었습니다. 초반에는 팀메이트 하누 미콜라가 펑크와 누수로 처질때까지 꾸준히 선두를 유지했지요. 다니쉬의 스트라토스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고 피아트들에도 밀려서 5위권 밖에 있었고요.



그런데 중반부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2위로 달리던 미콜라의 차량이 코스 이동 중 일반 도로에서 무리하게 위험한 앞지르기를 했다는 경찰의 의견에 따라 교통법규 위반에 의한 5분 페널티를 받고 5위로 떨어져버린 것이지요. 흥미롭게도 이 건에 대해 미콜라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는 불편함을 드러냈고, 경찰의 의견서 외에 아무런 증거나 증인도 없었는데도 대회 지휘부는 이례적으로 즉각적이고도 신속한 페널티를 확정발표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는 선수나 팀에 어떠한 확인절차 조차도 없었기 때문에 집행부는 나중에서야 미콜라와 포드팀 매니저 피터 애쉬크로프트를 불러 확인(?)하고 확정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날의 코스인 악명높은 Col du Turini 에서의 라운드가 시작될 때 쯤 선두였던 발데가르드의 에스코트는 2등차인 131보다 4분정도, 6등이었던 다니쉬보다는 6분 30초 정도 앞서 독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랠리 마지막날 오후~밤, Col du Turini 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사실 별 일은 없었습니다. 그저 포드 팀의 경우 마지막날 비조차 마른 흙길에 대비한 타이어 선정이 잘못되었고, 발데가르드의 차가 끝에서 두번째 스테이지에서 길 한가운데 굴러떨어져있던 바위를 피하지 못해 타고 올라서서, 차를 끌어내리느라 삼십초 정도 지체한 정도?



문제는 다니쉬의 스트라토스가 마지막날 카뷰레터 교체 이후 눈에 띄게 파워풀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샤르도네 팀의 적절한 타이어 선택은 결정적이었구요.



마지막날 그의 기록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이 마지막 스테이지들에서, 그는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치고 올라갔습니다. 마지막 두 라운드를 앞두고 발데가르드와 다니쉬의 간격은 그래도 1분을 훌쩍 넘기고 있었으나, 발데가르드의 차가 돌을 밟고 멈춰섰던 끝에서 두번째 스테이지가 끝났을 때 둘의 차이는 15초로 줄어들었지요.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니쉬는 끝까지 질주한 반면, 이미 포르셰 911s 로 몬테카를로 2연패를 달성했고 알리탈리아 스트라토스 팀에서도 승부사로 활약했던 전사적인 베테랑 발데가르드는 의외로 이해가 안될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마지막 스테이지 결과 둘의 차이는 21초, 놀랍게도 다니쉬가 그 전까지 뒤쳐졌던 15초를 따라잡고도 6초를 더 벌어서 종합우승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서 에스코트 팀은 발데가르드의 2등으로 만족해야만 했고, 공식적인 스트라토스의 시대는 그 화려한 종말을 고했지만, 베르나르 다니쉬로 대표되는 프라이버티어 스트라토스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됩니다.



솔리도의 스트라토스 모델은 전에 언급한 것처럼 팝업라이트 고정재현에 양쪽 문과 엔진후드가 개폐되는, 교쇼나 썬스타와는 또 다른 금형을 쓰고 있습니다. 일례로, 교쇼와 썬스타 스트라토스들은 엔진덮개가 나사들로 연결되어 있어서 탈착까지 가능한데 비해 쏠리도는 통자 쇠 봉으로 되어있어서 탈착이 불가능하구요. 헤드라이트 밑의 빨간 로우 라이트는 제가 임의로 끼워넣은 것이지요.



일전에 언급한대로 외부 디테일만 놓고 볼때, 가장 충실한 스트라토스 모형들은 썬스타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쏠리도 모델은 썬스타보다 훨씬 더 탄탄하고 기본에 충실해서,간단하지만 효과적이며 충실한 엔진 재현에, 휠굴림, 조향도 좋고, 모든 면에서 내구성이 아주 뛰어난 모델입니다.



엔진룸 재현만 보아도 쏠리도는 썬스타나 교쇼와는 달리 고정 버클 재현을 포기하고 카뷰레터의 철망은 데칼재현으로 깔끔하고도 간단하게 처리해 버렸습니다. 주유구 재현은 아주 뛰어난 반면, 프레임 재현은 단순합니다. 결과적으로 카뷰레터를 포함한 엔진룸 전체의 특징만 잘 살린 간단명료한 재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흠.. 그런데 뚜껑을 열고보니 후드 양 옆 사이드 그릴(철망)이 없군요...허허허..
후드의 검정색 부분들은 실차에서는 파랑색이나 흰색 처리되어있는, 고증 오류 부분입니다. 썬스타 모델에서는 모두 제대로 재현되어 있지요.



역시 깔끔함이 돋보이는 내부 계기판 과 발판들 입니다.



벨트류는 쿨하게 프라스틱으로 처리했습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본 엔진룸 입니다. 배선은 썬스타보다 훨씬 덜 허접하군요. 교쇼의 엔진룸 재현이 가장 수준급이라지만, 쏠리도의 재현은 간결하고 영리합니다.



음.. 너무 단순한가요?



그래도 썬스타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한가지, 쏠리도 모델의 큰 단점 중 하나가 배기관 팁이라고 했었는데요, 다른 어떤 모델보다도 짧고 끝이 뭉툭하게 좁아져서
마치 양쪽 배기관이 없는 듯,
보기에도 이상해서 가능하면 꼭 바꿔주려고 합니다만,
이렇게 작고 뭉툭하니까 카울을 열때 간섭은 전혀 없더군요.



하부 묘사는 역시 휠암등이 단순하지만 그밖에는 꽤 좋습니다. 한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앞쪽 카울이 열리지 않는 모델임에도 프론트의 스패어타이어와 팬 표현을 제대로 다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임의로 꽂아놓은 보조라이트는 들쭉날쭉하군요.



쏠리도 모델과 실차의 외관상의 큰 차이점은

1. 팝업라이트 팝업부위를 파란색이 아닌 검정색 처리
2. 엔진카울 위 쪽 스포일러? 댐? 을 파란색이 아닌 검정색 처리
3. 엔진카울 엔진 덮개를 흰색이 아닌 검정색 처리
4. 전방 보조 로우 라이트 생략

이며,
이 모든 것이 썬스타 모델에는 제대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언급드렸듯, 장점이 단점을 카바하고도 남는 모델입니다~^^




혹시 나중에 배기관 팁만 구하고 전방 보조라이트들도
제대로 된 것들을 구하면 보완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저번 게시물에서 휠 색깔과 모양이 빨강과 노랑으로
사진마다 다르다고 했었지요?
그 이유는?



네, 바로 다니쉬와 샤르도네팀 기술자들이 도로조건에 따라 타이어를 바꿔끼웠던 것이지요. 그러니까, 타이어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휠을 통째로 갈면서 색과 모양이 모두 달라진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