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토란 무엇이냐?
녹색 배질잎과 견과류 (잣.. 이라고 하지만 굳이 잣.. 일 필요는 없다), 마늘을
마구 갈아서
올리브 오일과 파마산 또는 로마노 등등의 간 치즈랑
마구 섞어서 만든 폭풍의 소스닷
이라고 한다.. (내가 알게 뭐냐고..)
(하지만, 믹서만 있으면 만들기는 쉬울 듯)
페스토 소스를 만나는 일반적인 경로는 물론 파스타를 통해서이다.
올리브유 파스타나 녹색 파스타에 주로 사용되는
왠지 구리지만 진한 고향 맛이 나는 신기한 소스로 기억된다..
붉은 페스토 pesto rosso 도 있는데 그건 기본 재료 + 토마토, 고추 (칠리) 등등을 넣어주시면 된다.
하지만, 내가 일전에 사용했던 이 소스는 정체성이 심히 불분명한데, 아라비아타 인지 페스토인지 마구 짬뽕한 이름을 썼기 때문이다.
해서, 엄격히 따져보니 이 소스는 페스토 로쏘가 아니고 그냥 아라비아타 소스다.
헐...
아마도 잣 성분을 가공했던 기계에서 만들어져서 페스토라고 한 건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놈이 꽤 비싼 소스였다는 점. 물론 나는 반값 세일에서 샀지만..
똑 따보면 일반적인 시중의 파스타 소스와는 다른 포-쓰를
된장같이 구리구리한 포-쓰를 막 발싼한다.
퍼 놓고 보니 역시 발싼하는 포-쓰가 함께 하심이 느껴지면서..
적절히 누릿누릿 덩어리들과 스며나오는 누런 액체가 그 무언가를 연상하게 하지만,
사실은 맛있다. (타페나드와 비슷한 맛이다)
자, 그럼 사이비 페스토 아라비아타는 치워버리고, 진짜 페스토를 꺼내보자.
이름도 당당한 클라시꼬 사에서 나온 전통 배질 페스토다.
하지만, 클라시꼬고 전통이고 다 무색하게, 이놈도 사기다!
잣이 없잖아!
그렇다.
잣 pine nut 은 있으나 마나 한 재료였던 것이다..
는 아니고 아마 비싸서 그런건가??
다른 견과류도 괜찮은데..
하여간 사기다!
뚜껑을 개봉해 보니 내용물은 안보이고 왠 구리딩딩한 물에 쩔은 잎조각만 몇개 둥둥 떠다닌다.
덴장! 역시 사기다!
굴하지 않고 잘 섞어서 한 숫갈을 퍼 놓으니, 그런대로 포-쓰는 풍기는군. 하지만,
사기 주제에 함부로 포-쓰를 풍기다니!
뭐 맛은 그럭저럭 괜찮다. 그냥 사서 쓰기에 손색이 없어 보이는 뽄새와 풍미이다.
굳이 구색을 갖추고 싶어? 그럼 잣을 사서 갈아 넣으시든가, 라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클라시꼬..
기억하겠어..
뭐 어쩌겠다는 건 아니지만..
페스토는 기본적으로 차고 풍미도 강하기 때문에 재료를 다 익힌 후 마지막에 첨가해주는 소스이다.
따라서 보관할 때도 냉장해야 하며, 만든 후, 혹은 개봉 후 되도록 빨리 먹어치우는 것이 좋다.
또, 이렇게 찬 소스이기 때문에 은근히 간단하고 쓰임새도 많은데,
타페나드 처럼 비스켓이나 바게트에 얹거나, 샌드위치에 쓰거나,
다른 요리, 생선, 감자 요리 등의 소스로 써도 좋다.
보통 기름기 있는 생선 요리를 할 때는 레몬 딜 같은 것을 써서 새침하고 상큼하게 마무리 해주지만,
페스토 같이 구리고 성깔있는 소스를 쓰는 것이 우리 입맛에는 더 맞을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처음에는 이걸 어찌할까나 하다가 참치 캔 까서 밥에 비벼 먹었던 기억이.. ㅋㅋ..
맛있었다..
하지만, 너무 과용하면 이태리 음식 특유의 마늘향이 가시지 않으니 적당히 쓰는 편이 좋고,
역시 가끔 뜨끈한 파스타 위에 뿌려 먹는 것이 꽤 궁합이 맞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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