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o Storico

임시 - 2

이박오 2023. 5. 12. 15:41

1. 1900 
 
1950년과 51년, 알파 로메오는 영광의 해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1930년대 말부터 사상 최고의 레이싱 카 라는 극찬을 받았던 8기통 슈퍼 차징 1.5 리터 대 소형 알페타 Alfetta (작은 알파) 들은 세계 대전 이후 신설된 포뮬러 1 그랑프리 의 첫 두 시즌에서 마저도 역시 제왕으로 군림했습니다. 압도적인 전적으로 챔피언을 독차지했던 알페타로 인해 레이싱의 명가는 그 절정기를 구가하고 있었지만, 그 와중에도 회사는, 공학자 오라지오 사타 Oragio Satta Puliga 를 필두로, 대전 이후의 경제적 재건에 걸맞을, 회사가 향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훗날 쥴리에타, 쥴리아, 몬트레알, 알파수드 등 알파 로메오의 현대를 책임질 굵직한 시리즈 들의 디자인 총 책임자가 될 사타의 팀이 이 시기에 디자인하고 만들어낸 첫 번째 차량은 바로 1900 시리즈 였습니다. 1900 시리즈는 '레이싱이 가능한 패밀리 카' 라는 다소 타협적인 컨셉을 모토로 갖고 있었지만, 그때까지와는 사뭇 다른 개념의 이 시리즈로, 알파 로메오는 고급진 레이싱 명차들을 고집하는 레이싱 광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민들도 탈 수 있는 대중적인 차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1900 베를리나는 알파 로메오 최초로 대량생산에 들어갔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알파 로메오의 기념비적인 첫 번째 대중 상용차량이었습니다.   

 
전전 세대와 전후 세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확실히 해주는 1900 베를리나의 외형은 1900 혹은 2000cc 의 4기통 엔진 높이 때문에 후드가 치솟아 있고, 전통적인 방패그릴 양 옆으로 활엽수의 잎같이 펼쳐진 흡기 그릴들도 좀 둔하고 우습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스타일링은 50년대 초반 알파 로메오의 더욱 크고 강력한 레이싱 카들에서 그대로 차용돌 뿐만 아니라, 더욱 멋지게 변형될 디자인의 뿌리가 되지요. 

게다가, 레이싱 명가에서 1.9리터 대 4기통의 다소 작고 투박한 엔진으로 만든 탄탄한 대중 상용차로서의 성공을 기념하듯, 여러 카로체리아 들에서 1900의 샤시로 30종이 넘는 자체 커스텀 차량들을 만들게 되었고, 이런 럭셔리한 개별 차량들과 또 별개로, 회사가 직접 양산한 스포츠 스파이더, 스포르티바, 디스코 볼란테와, 심지어는 BAT 시리즈에 이르는 다양하고 전위적인 변종들이 차례로 공개됩니다. 이 모든 이벤트들을 통해 1900 시리즈는 전후 새로운 알파 로메오 만의 스타일과 패션을 창조하게 된 것이지요. 그렇게, 알파 로메오가 이번에는 레이싱 뿐만 아니라, 1950년대 이탈리아의 대중성과 패션을 사로잡게 됩니다. 이 명성 덕분에 가장 덤덤해보이는, 그러나 그 모든 화려한 변신의 모태인, 탄탄한 기본형 베를리나는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결국 1960년대 아르헨티나의 윌리스 엔진을 얹은 아르헨티나 카이저 (IKA) 의 바디로 사용되기도 했지요.
 
이런 1900 시리즈 중에서도 스프린트나 수퍼, 수퍼 스프린트 같은 고출력 변종들은 다양한 레이싱. 랠리 경기에 참가하였습니다. 1300 쥴리에타 시리즈가 등장하는 1954년과 그 이후에도 1900 시리즈는 2.0리터 대에서 많은 경기에 참가했으며, 생각보다 많은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 디스코 볼란테
 
전통의 명가 알파 로메오가 기존의 파워풀한 8기통이나 6기통 보다 더 저렴하고 일반인들에게 더 접근성이 좋은 4기통 레이싱 참전을 심각하게 고려한 첫 번째 결과가 바로 1952년의 디스코 볼란테 였습니다. 전후 알파 로메오의 첫 번째 모노코크 바디를 가진 차량으로, 카로체리아 투어링 Carozzeria Touring 에서 창조한 눈에 띄게 전위적인 디자인은 실제로 풍동을 사용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며, 공기저항계수 0.26 이라는, 당시로서는 매우 인상적인 저항력을 기록하였습니다. 
 
디스코 볼란테의 바디는 풍동 실험을 통해 사방에서 보았을 때 모든 모서리가 곡선으로 볼록하게 보이도록 고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보아도, 옆에서 보아도, 마치 두 개의 접시를 입구쪽에서 위 아래로 붙여 놓은 것처럼 둥글넙적하게 보이게 되었지요. 디스코 볼란테 라는 이름 자체가 이태리 어로 비행 접시라는 뜻이니 이 차량은 단순히 멋이나 아름다움, 혹은 기괴함을 추구했다기 보다는, 적은 출력으로도 최고의 속력을 얻으려는 시도의 전위적인 하나의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투어링 사는 그들의 핵심 기술이었던 슈퍼레게라 차체로 디스코 볼란테를 제작하였습니다. 즉, 샤시 대신 튜브 프레임을 짜고 그 위에 철판을 붙여 바디를 완성한 것으로, 샤시, 혹은 구동 프레임이 존재하지 않으니 내구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대신 무게가 무척 가벼워지는 것이지요. 대신 튜브 프레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짜서 강성을 보충해야 했으며, 그래서 메르세데스 같은 회사는 3각형의 튜브 조합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엔진으로는